완진 이후 화재 원인·피해 규모 파악 착수설비 정상화, 생산 재개 수개월 소요 예상하루 3.3만개 생산 … 3일 새 10만개 증발'연 매출 5조' 수포로 … 전망치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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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대형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볼 전망이다. 소방당국의 진화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이날 완전 진압이 예상되지만, 공장 재가동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공장이 수개월 멈추는 경우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에 따른 손실이 수천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광주공장 화재 발생에 따른 타이어 생산중단 사실을 알리며 DB손해보험, 현대해상보험,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6곳을 통한 광주공장 보험 가입금액이 1조2947억원이라고 밝혔다. 보험의 최대 보상한도는 5000억원이다.금호타이어는 “현재 사고 경위 및 화재로 인한 직·간접 손실액을 확인 중이며, 보험금의 규모는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사고 수습 및 원인 규명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복구 기간을 단축해 공정가동 차질에 의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이번 화재로 금호타이어의 대규모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이 난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가 국내에 보유한 광주, 평택, 곡성 등 세 곳의 공장 중 국내 생산능력(연 2700만개)의 45%(1200만개)를 차지하는 핵심 공장이다. 이번 화재로 생산이 중단된 부문 매출액은 8917억원으로,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출액의 19.7%에 달한다.광주공장의 하루 생산 타이어 수는 3만3000개다. 금호타이어 제품은 시중에서 10만원 이하부터 20만~30만원 이상 프리미엄 라인까지 다양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타이어 가격을 평균 10만원으로 보고 단순 계산할 시 공장을 한 달만 멈춰도 10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보험 보상한도(5000억원) 외 발생하는 손실과 복구 비용은 모두 회사가 떠안아야 한다.금호타이어의 성장세도 꺾일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와 고인치 타이어 판매로 2020년 이후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급성장해왔다. 이 회사 매출은 2022년 3조5592억원→2023년 4조414억원→2024년 4조5322억원 등 확대됐고 올해는 5조원 돌파가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매출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증권가도 금호타이어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낮춰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광주공장의 생산 능력이 전체 국내 생산의 60%인 1600만 본에 달한다. 가동 재개가 연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앞으로 약 700만 본의 판매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36% 줄어든 387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금호타이어는 진화 후 당국의 원인 파악에 성실히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피해 복구 및 생산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하고, 광주공장 생산 제품을 타 공장으로 전환을 검토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카메이커 대상 신차용(OE) 타이어의 경우 공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해 조율 중이다.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전날 화재 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화재로 인해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지역사회의 조속한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단순 복구를 넘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공존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서쪽(2공장) 고무정련 공장동에서 발생했다. 해당 공장에는 타이어 원료로 사용하는 생고무 20t을 비롯해 대량의 인화성 물질이 적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화재가 최장 일주일 이상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화재 이틀째인 전날 오후 3시 무렵 주불을 잡으며 진화가 조기 완료됐다.소방당국에서는 전날 저녁 건물 붕괴 위험 등을 고려해 야간작업을 중단했고, 이날 오전 7시를 전후로 진화 작업을 재개했다. 오전 9시 현재 진화율은 90~95% 가량으로, 중장비를 통해 붕괴 위험이 있는 잔해를 걷어내고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면 이날 중 완전 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