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은행권 예금 금리 줄줄이 낮춰4월 예금 금리 연 2.71% … 전월 대비 0.13p 하락은행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 예금 금리 인하 우려↑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도 발 빠르게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전날부터 거치식예금 5종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퍼스트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2.15%에서 2.05%로, 온라인 전용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60%에서 2.50%로 조정됐다.

    NH농협은행도 전날부터 거치식예금 금리를 0.25∼0.30%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30%포인트,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0.25%포인트씩 각각 인하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도 예금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내렸고 케이뱅크도 같은 날부터 플러스박스와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0%포인트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1일부터 기록통장과 세이프박스, 부가세박스 등 수신상품 3종의 기본금리가 기존 연 1.80%에서 1.60%로 0.20%포인트 조정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5∼2.85%로 집계됐다.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연 2.58∼3.10%) 대비 전반적인 하락세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71%다. 전월 2.84%에서 0.13%포인트 낮아졌으며 지난해 10월(3.37%)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은이 올해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예금 금리 하락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추가 인하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의 과다한 예대마진 행태를 겨낭한 '가산금리 손질'을 금융 분야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이라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예금 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 4월 1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은행 대출 금리를 낮추겠다는 취지로 가산금리를 손보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은행법 개정안은 은행이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각종 보험료와 출연금 등을 포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출연료와 보험료에는 예금 보호를 위한 예금보험공사 납부금,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보증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또한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지역신용보증재단 출연금은 출연요율의 50% 이상을 대출금리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위반 시 임직원에게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 조항도 담겼다. 

    이렇게 가산금리가 산정이 되면 은행 대출 금리는 그만큼 낮아질 수 있고 과도한 예대마진도 줄어든다.

    하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 조정만큼 우대 금리를 줄이거나 대출 심사를 강화할 여지가 크다. 특히 예적금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면서 우회 대응할 수 있다고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낮추거나 이를 법으로 규제한다고 해도 대출금리가 획기적으로 떨어지기는 어렵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대 금리 축소, 예적금 금리 추가 인하, 대출 심사 강화 등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