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월평균 160여 대 판매 … 전년 대비 28.7% 감소영국 등 유럽선 이미 단종 수순 … 입지 점차 좁아져제네시스 "성급한 판단 어려워" … 전기차 전환 가능성
  • ▲ 제네시스 G70 ⓒ뉴데일리DB
    ▲ 제네시스 G70 ⓒ뉴데일리DB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준중형 스포츠 세단 G70이 좀처럼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G70은 G80, GV80, G90 등의 상위 모델과 비교했을 때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단종설'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16일 자동차 데이터 전문기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G70은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655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한 수준으로, 월평균 160대가량을 가까스로 판매한 것과 다름없다.

    G70의 판매량은 2019년 1만6795대로 정점을 찍은 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7910대 ▲2021년 7429대 ▲2022년 6087대 ▲2023년 4320대 ▲2024년 2371대가 판매돼 5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 2017년 출시된 G70은 출시 당시 좋은 주행 성능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성, 고급스러운 디자인, 가성비 등이 주목받으며 좋은 반응을 받았다. 

    그러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2.0T 차량, 좁은 2열 공간, 브랜드 차별화 부족 문제 등이 문제점으로 꼽히면서 점차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지난 2020년에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2023년 연식 변경을 통해 파워트레인을 2.0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에서 2.5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교체했으나,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2.5T, 3.3T 등 2종의 G70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에선 G70이 국내에서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선 스포츠 세단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가 가격대가 높아서, 크고 승차감 좋은 차를 선호하는 한국 고객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G70 4륜구동 가솔린 2.5T 모델과 3.3T 가솔린 모델의 시작 가격은 각각 4594만 원, 5089만 원이다. 여기에 스포츠 패키지 등 각종 옵션을 추가하게 되면 2.5 모델도 5000만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또한 경쟁 모델인 BMW '3시리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시리즈는 2022년 5616대, 2023년 6234대, 2024년 5279대가 판매되는 등 G70 대비 월등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네시스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G70 단종설에 대한 의견이 교환되고 있다. 이미 유럽을 포함한 일부 유럽 시장에서 단종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제네시스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재정립, G70을 단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량 구매 후 단종하게 되면 큰 폭의 중고 감가를 맞을 수밖에 없다"라며 "향후 수리의 어려움 등도 있어 단종설이 나오는 것은 판매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G70의 단종 가능성과 더불어 이를 대체할 전기 세단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 등은 G70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건너뛰고 완전 전기차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전동화 및 지속가능성 전략과도 부합한다.

    다만 제네시스 측은 신중한 모습이다. 

    마크 최 제네시스 글로벌 제품 기획 총괄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G70과 관련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인 만큼, 성급한 판단은 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G70 후속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더 저렴한 가격대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