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아파트 분양물량 4만3181가구…전년대비 42% ↓정책 불확실성·미분양…건설사들 상반기 분양일정 연기정부 하반기 디딤돌 대출규제·스트레스 DSR 3단계 예고"대출규제 앞두고 분양물량 감소로 내집마련 어려워져"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올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이 전년동기 대비 절반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급부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금융당국 대출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분양을 통한 내집마련을 계획했던 수요자는 상황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임대제외)은 4만318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년전 분양물량 7만4356가구보다 41.93% 줄어든 것으로 3만1175가구 감소한 수치다. 

    분양물량이 급감한 것은 탄핵정국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확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사비 인상도 분양일정 연기에 영향을 줬다.

    실제로 분양가 상승에 따른 미분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당 평균분양가는 1333만7000만원이었다. 3.3㎡ 기준 4408만9000원으로 2023년 같은기간 3494만원과 비교하면 1년새 25.93% 급등했다. 1년 전 11억원 수준이었던 전용 84㎡ 아파트 분양가가 15억원으로 4억원 뛴 셈이다.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서울 알짜지역 아파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는 지난해 8월 첫 분양 당시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취소가 발생했다. 해당단지는 전용 84㎡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4억원가량 높은 19억4900만원으로 책정했다.

    또 지난해 11월 청약 당시 2만여명이 몰렸던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도 지난달 8일 1차 무순위청약, 같은달 17일 2차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1차 무순위청약에서 1만건 넘는 청약통장이 접수됐지만 일부타입은 미분양으로 남았다.
  • ▲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하반기 대출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일부터 디딤돌 대출규제 강화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아파트에 한정해 대출시 방공제 면제를 제한하고 후취담보 조건으로 미등기 아파트에 담보대출을 해주는 신규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7월1일)부터 입주하는 수도권 아파트 청약당첨자 경우 디딤돌대출을 활용한 잔금대출이 전면금지된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도 예정대로 시행된다. 3단계에선 은행권은 물론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기타대출 등이 모두 포함된다. 3단계가 시행되면 대출 가능금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 따르면 연소득 1억원 차주 기준으로 3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시 변동금리 주담대 한도는 스트레스 DSR 적용 전 6억6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대출규제 전보다 1억원가량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존 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분양을 고려하는 실수요자라면 3단계 시행 전을 노리는게 유리하다"면서도 "다만 올해 상반기 예고된 분양물량이 예상치보다 크게 적어 일부단지 경우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 상승 우려도 있다. 대출규제와 분양물량 감소로 주택매수가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임대차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전세값이 오르고 있어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규제로 돈줄이 막히고 분양물량 씨가 마르면서 상반기 내집마련을 포기한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를 유지하고자 하는 전세수요와 겹쳐 전세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