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스터디' 거북섬 논란후 반달섬 비판글도 급증 "수요 생각없이 무차별 개발승인…전형적 탁상행정" 전문가 "인프라 부족에 따른 피해 결국 수분양자 몫"
  • ▲ 경기 안산시 시화호 인근에 위치한 인공섬 '반달섬'ⓒ연합뉴스
    ▲ 경기 안산시 시화호 인근에 위치한 인공섬 '반달섬'ⓒ연합뉴스
    최근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거북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웨이브파크 유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인근 안산시에 있는 '반달섬'도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반달섬은 국내 최대규모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밀집지로 조성됐지만 개발초기 청사진과는 달리 실질적인 성과없이 좌초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커뮤니티에서는 "반달섬 역시 거북섬처럼 과잉기대와 미흡한 실행으로 실패한 대표사례"라며 비판글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부동산 최대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는 이 후보 발언으로 이슈가 된 거북섬과 함께 반달섬 또한 비슷한 문제로 서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게시글이 게재되고 있다. 게시글 대부분은 지역수요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행정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경기도 안산 단원구 시화호 일대에 조성된 '반달섬'은 이름만큼이나 환상적인 꿈을 품고 시작된 개발사업이었지만 현재는 한마디로 '죽은도시'가 됐다"며 "유동인구가 적은 공업지대와 맞닿아 있고 관광객을 유치할만한 교통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7000실이 넘는 생숙과 오피스텔이 허가·분양됐지만 2021년 정부가 생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재는 임차인은 없고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붙은 상황"이라며 "책임은 지역수요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당시 개발을 승인하고 주도한 경기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겉모양은 화려하고 계획은 그럴듯하지만 정작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탁상행정이었다"며 "반달섬에서 고통 받고 있는 수분양자들을 개인 투자실패로 돌려선 안 된다"는 비판글도 게시됐다.
  • ▲ 부동산 커뮤니티에 게재된 웨이브파크 관련 댓글. ⓒ부동산 스터디 갈무리
    ▲ 부동산 커뮤니티에 게재된 웨이브파크 관련 댓글. ⓒ부동산 스터디 갈무리
    물론 반달섬에서 발생한 생숙 및 상가공실 등이 특정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2020년~2021년 부동산 폭등시기에 진행됐던 상가투자, 생숙개발 등은 지금 어디든 상황이 좋지 않다"며 "거북섬, 반담섬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가나 생숙투자는 결국 개인의 책임이고 과대광고를 했던 시행사의 문제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반달섬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2013년 4월 시화멀티테크노벨리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화호에 6만8000㎡ 규모로 조성한 인공섬이다. 당시 안산시가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주거시설이 들어서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현재는 생숙 무덤으로 전락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던 2020~2021년 정부의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자 투자자들은 '비규제 수익형부동산'에 눈을 돌렸고 시행사들은 반달섬에 대거 몰렸다. 지자체 역시 규제를 피한 틈새 투자처로 부각된 생숙에 무분별한 인허가를 내주면서 7000실 넘는 생숙이 들어서게 됐다.

    이후 투기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이행강제금 부과 등 규제에 나섰고 미분양이 증가로 이어지며 계약포기 사례도 속출했다. 현재는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진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 딱지가 붙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공공기관이 기반을 닦고 민간이 채운 구조였던 만큼 기본적으로 투자 실패는 개인이 지지만 지자체도 인허가 및 분위기 조성에 일조한 책임이 있는 만큼 방관만 해선 안 된다"며 "인프라 부족으로 향후 관광객이 몰릴 가능성 또한 제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수분양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