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단지 재건축 잰걸음…강남권 대비 저평가 인식대교·시범·공작·한양 등 호가상승…"소형 위주 투자"32건중 15건 신고가거래…"하루 10통이상 매수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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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동 대교아파트 정문=나광국 기자
"여의도 일대 노후단지들의 재건축 절차가 순항하면서 몸테크(실거주하며 재건축을 기다리는 것)가 필수인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현금부자들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요. 1억원 상승한 거래는 우습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죠. 대형건설사들도 시공사선정을 앞두고 앞다퉈 관심을 보이고 있고 최근엔 중국손님들까지 문의가 왔어요."(여의도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규제 강화에도 영등포구 여의도 아파트단지에서 연일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준공된지 40년이 넘은 11개 노후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사업이 속속 잰걸음을 내면서 수요가 몰리는데다 강남권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13일 오후 방문한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 일대는 재건축 기대감이 엿보였다. 단지 곳곳에선 집을 보러 다니는 이들과 안내하는 공인중개업자 모습이 보였고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계약서를 쓰거나 문의전화를 받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단지 주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재건축 시공사선정 관련 이야기를 하거나 갈아타기 타이밍을 이야기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이날 만난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재건축 속도를 내는 대교, 시범, 공작, 한양아파트를 위주로 호가가 많이 올라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여의도는 전부터 토허제로 묶여 있지만 재건축사업 계획이 구체적으로 발표된 지난해부터 꾸준히 문의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로 당분간 호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 ▲ 대교아파트와 시범아파트 전경=나광국 기자
실제로 최근 복수의 신고가 매매거래 건수를 기록한 시범아파트와 대교아파트는 최근 빠르게 재건축 관련 인허가를 통과하면서 연내 시공사선정을 위한 입찰을 예고한 상황이기도 하다.대교아파트는 지난달 26일 조합총회를 열고사업시행계획서 수립 및 인가 등 4개 안건을 승인했다. 재건축을 통해 지상최고 49층, 4개동, 총 912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단지는 6월 입찰공고를 내 9월 시공사를 최종선정하고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단 계획이다.지난 2월13일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고시가 이뤄진 시범아파트 역시 연내 시공사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단지는 지상 최고 65층, 총 2473가구로 여의도내 재건축사업중 가장 규모가 커 대부분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목화아파트는 올 하반기, 진주아파트 경우 내년 상반기중으로 시공사선정을 위한 입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대교아파트 인근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기존엔 중·대형가구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는데 최근엔 소형가구에서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소형가구는 거주보다는 재건축을 노리고 매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따른 거래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
- ▲ 대교아파트와 화랑아파트 전경=나광국 기자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아파트 매매거래 계약은 총 32건이었고 이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15건이 신고가에 손바뀜됐다.여의도 대교아파트 전용면적 151㎡는 지난달 16일 3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29억원에 거래된 이후 1년만에 6억원 넘게 상승했다. 전용 133㎡도 지난달 17일 33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거래보다 1억5000만원 늘어난 금액이다.신속통합기획 1호인 여의도 시범아파트 또한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시범아파트 전용 79㎡은 지난달 1일 2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평형이 지난 3월 23일 23억5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은후 약 일주일만에 1억5000만원이 오르며 기록이 깨졌다.시공사선정을 마친 한양·공작아파트도 최고가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지난 3월 전용 193㎡가 3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에 손바뀜됐다. 공작아파트의 경우 전용 126㎡와 132㎡가 지난 3월 나란히 31억원에 매매되며 직전최고가를 돌파했다. -
- ▲ 화랑아파트 정문과 목화아파트 전경=나광국 기자
이외에도 목화아파트 전용 89㎡은 지난달 27억5000만원에 신고가가 나왔고 진주아파트 전용 63㎡는 지난 3월 22억7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진주아파트 전용 48㎡과 공작아파트 전용 126㎡가 각각 16억3000만원, 3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해당 평형은 2018년, 2019년 가격과 비교하면 9억3000만원, 13억원이상 가격이 상승했다.시범아파트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어제 중국인 손님이 통역인을 동반해서 찾아왔다"며 "예상했던 것 보다 현재 부동산·재건축시장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이뿐만 아니라 지방 현금부자들도 문의가 더 늘었다"며 "하루에도 최소 10통이상은 문의전화가 오는데 실제로 임장을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지난 2월 여의도 일대 재건축사업을 추진중인 단지중 최초로 시범아파트가 평당 1억원시대를 열었는데 앞으로는 시공사 선정까지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여 평당 1억원 단지가 더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만 최근 들어 정책변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기대선이 본격화되며 재건축 규제완화를 추진해온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사실상 멈춰 섰기 때문이다. 차기정부가 어떤 부동산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재건축 사업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재건축 절차상 건축심의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면 정권이 바뀌어도 큰 영향은 없지만 아직 정비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초기 단지의 경우 차기 정부에서 규제 강화 정책이 나올 경우 사업 추진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