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론칭 23년만에 첫 리브랜딩 … 로고 컬러도 교체커피 너머 '페어링' 위해 푸드 메뉴도 강화센트로·코어·에스프레소바 등 3개 형태로 구분'이탈리아 브랜드' 확장 … 직영·가맹 확장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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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된 로고와 플라워 패턴의 인테리어ⓒ조현우 기자
SPC그룹이 2002년 국내에 선보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를 23년 만에 리브랜딩에 나선다. 로고와 메뉴, 인테리어 등을 모두 바꾸는 환골탈태다.포화되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 차별화된 프리미엄 감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 확장을 통한 성장을 위함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파스쿠찌 센트로서울점에서 만난 김채린 SPC PAS마케팅팀 담당은 “이탈리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이번 리브랜딩은 2002년 파스쿠찌를 국내에 선보인지 23년만에 처음이다. 센스 오브 이탈리아(Sense Of Italy)를 슬로건으로 일상에서 이탈리아 감각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통해 포화상태인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확고한 차별성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다.실제로 국내 커피 매장은 지난해 기준 약 10만개로 추산된다. 이 중 파스쿠찌를 비롯한 대형 브랜드 매장은 3만여개, 크고 작은 개인 매장이 7만여개에 이른다. 1000명당 카페 수 역시 1.92개로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다. 파스쿠찌로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
- ▲ 파스쿠찌 로고 변화ⓒSPC그룹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는 로고 컬러의 변화다.
‘레드&블랙’으로 대표됐던 로고를 20여년만에 과감하게 골드컬러로 바꿨다. 파스쿠찌가 진출한 해외 국가에서 현지어를 로고에 반영하거나 일부 디자인을 변경한 경우는 있지만, 색 자체를 바꾼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김 담당은 “로고를 바꾸는 것은 모험이지만 차별화가 필요했다”면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강조하고, 140년에 이르는 파스쿠찌의 헤리티지를 강조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카페 파스쿠찌’에서 ‘카페’도 떼냈다. 커피를 넘어 다양한 이탈리아 문화와 감성이 담긴 푸드를 소개하고 페어링 하는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함이다.실제로 파스쿠찌는 푸드 메뉴를 케이크·샌드위치·베이커리 등 80여종 운영하고 있으며, 센트로점은 절반에 달하는 약 40여종의 푸드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통상적으로 일반 점포에서 운영하는 메뉴 대비 약 두 배 가까운 수치다.리브랜딩을 통해 파스쿠찌 매장은 크게 ‘센스 오브 이탈리아’의 가치와 이미지를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코어 매장과, 특화 메뉴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직영 매장 ‘센트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 바’로 나뉜다. 휴게소 등 특수상권의 경우 기존 레드와 블랙의 오리지널 인테리어로 운영된다. -
- ▲ 격자 인테리어를 통해 시야가 막히는 일이 없도록 신경썼다.ⓒ조현우 기자
SPC그룹은 파스쿠찌 리브랜딩을 위해 이탈리아 본사와 긴밀하게 협의했다. 치열한 분석을 통해 콘셉트와 메뉴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본사와 공유하며 최종적으로 리브랜딩 가이드를 마련했다.파스쿠찌 센트로서울점은 2022년 10월 문을 연 점포다. 리브랜딩을 계획하고 확장하기 앞서 고객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연 테스트배드 매장이기도 하다. ‘센트로’ 콘셉트를 적용한 1호 매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
- ▲ 통창과 플랜트 테리어로 고객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했다.ⓒ조현우 기자
인테리어 부문에서는 ‘개방감’을 강조했다. 우드 인테리어 톤을 밝게 하고, 메뉴보드 역시 격자 형태로 만들어 백 바(Back bar)까지 시야가 넘어갈 수 있게 했다. 푸드 쇼케이스도 한 단으로 제한해 소비자들의 시선이 자유롭게 매장 곳곳으로 옮겨갈 수 있게 했다. 매장 입구와 좌석을 양분하던 거대한 기둥도 사이사이 격자 형태의 인테리어로 꾸며 답답함을 최소화했다.커다란 통창으로 외부와의 연결감과 개방감은 유지하되, 창 옆에 플렌트 테리어를 배치해 ‘휴식’의 감각으로 확대했다. -
- ▲ 딸기 아포가또 에스프레소 플레이트. 처음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고객을 위해 음용 방법이 담긴 작은 카드도 동봉돼있다.ⓒ조현우 기자
센트로점의 특징은 ‘에스프레소’다. 아메리카노를 주로 즐기는 국내 커피 문화에서 에스프레소는 진입 장벽이 높은 편.파스쿠찌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리를 허물기 위해 에스프레소 플레이트를 구성했다. 에스프레소와 젤라또, 레몬수, 에스프레소샷으로 구성된 플레이트는 에스프레소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이 가볍게 경험하는데 중점을 뒀다.김 담당은 “전문 바에 가면 에스프레소 관련 메뉴가 대부분이다보니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이 선듯 주문하기 쉽지 않다”면서 “파스쿠찌에서 일반 메뉴를 즐기시다가 ‘한번 마셔볼까’ 하는 고객들을 위해 (에스프레소 플레이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 ▲ 파스쿠찌 센트로서울점에서 판매 중인 주류 메뉴ⓒ조현우 기자
주류메뉴도 운영한다. 온더락 칵테일 4종, 에스프레소 칵테일 2종 등 총 8종이다. 다만 주류메뉴의 경우 주류판매업 등록과 일반음식점으로의 전환, 메뉴 다양화로 인한 점주 부담 등의 이유로 직영점 위주로 운영된다.파스쿠찌는 새로운 인테리어와 콘셉트를 적용한 리브랜딩 매장을 직영·가맹점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SPC그룹 관계자는 “리브랜딩을 통해 140년간 이어온 이탈리아 브랜드의 정통성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매장 상단 시야가 막히지 않도록 메뉴보드에도 격자 인테리어를 적용해 뒷편까지 한 눈에 들어오게 했다.ⓒ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