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나노 수율 80% 육박 … 수율 안정화 방점 성과안정된 수율로 고객 신뢰 UP … 주문형 반도체 특화미세공정 경쟁보다 상품성 강화 … 삼성 강점 살린다
  • ▲ 지난해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 외부 전경 ⓒ삼성전자 뉴스룸
    ▲ 지난해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 외부 전경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4나노미터(nm) 공정에서 딥시크가 촉발한 중국 AI(인공지능) 고객사를 유치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무조건적인 나노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데 우선순위를 둔 삼성 파운드리의 전략 변화가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4나노 공정에서 중국 주문형 반도체(ASIC) 고객사를 잇따라 확보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이 주목받으면서 중국 ASIC 고객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서도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 첫 고객사를 중국에서 유치했을만큼 중국시장에서 인정받았고 최근 딥시크를 계기로 중국 AI 기업들이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또 다시 삼성 파운드리를 찾는 고객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 파운드리가 최선단 공정인 3나노가 아닌 4나노 공정에서 고객사 확보에 성과를 내는 비결은 다름 아닌 '수율'이다. 지난해 4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도 80%에 육박하는 수준의 수율 달성에 성공하면서 4나노 분야에선 자신감을 완전히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업체들은 이미 지난 2023년 삼성 파운드리가 4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70%대까지 끌어올렸다고 봤지만 이후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도 결국 핵심은 고객사를 유치하는 것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삼성은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미세화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우선적으론 고객사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수율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5월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새로 자리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최초' 타이틀보다는 경쟁사에 버금가는 수율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그렇게 수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80%에 육박하는 안정적 수준에 올라서면서부터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고객사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지난해 연말 인사로 북미 영업통으로 알려진 한진만 부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은 것도 삼성 파운드리가 본격적으로 고객사 유치에 나서겠다는 신호탄과 같았다.

    여기에 중국시장에서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간 확보한 수율과 고객사들과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TSMC 대신 삼성 파운드리를 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었다. 물론 TSMC가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을 소화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인데다 삼성 파운드리가 가성비 높은 칩 제조 능력을 앞세워 중국 신생업체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TSMC와 삼성 모두 2나노 양산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양사 모두 올해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수율 확보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3나노에서 원하는 수율에 도달하지 못해 고전했던 경험과 4나노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2나노에서도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지만 이전 3나노 때보다 안정적인 수율을 낼 수 있는 수준에서 양산을 공식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