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 ⓒ뉴데일리 DB
    ▲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 ⓒ뉴데일리 DB
    신풍제약이 오너 2세가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성명문을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성명문은 오늘자 주요 일간지에 전면광고로 도배되기도 했다. 

    유제만 대표이사의 명의로 낸 해당 성명문은 "신풍제약과 창업 2세에 관련한 과도한 보도를 접한 안타까움"으로 시작한다.

    요지는 ▲자사주 매각은 회사의 장기발전 계획 추진을 위한 자금 확보의 목적이라는 점 ▲실질적인 주식매매시점인 2021년 4월에는 어느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임상 2상 결과가 허가 기준에 부족하다는 예측이 내부적으로 가능했던 시점은 2021년 5월이기 때문에 주식을 매도했던 4월에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는 해명이다.

    앞서 오너 2세인 장원준 전 대표와 가족이 운영하던 송암사는 자사가 보유한 신풍제약 주식 1282만 1052주 중 3.63%에 해당하는 200만 주를 주당 8만4016원에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 때문에 주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장 전 대표가 369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회피했다고 봤다. 오너 일가는 1562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RNA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폐보호 작용을 한다는 연구보고에 착안,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 임상 2상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고 임상 3상을 강행했다. 

    한때 11조를 넘었던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5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풍제약은 5년간 1600억원을 들여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해왔다며 진심을 알아달라고 호소한다.

    팬데믹 기간 많은 제약사들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례없는 팬데믹이 닥친 상황에서 인류를 위해 치료제 개발 방법을 찾고 연구하는 것은 제약사 본연의 임무이자 책임이다. 제약산업이 단순 제조업이 아닌 이유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사들의 주가는 요동쳤다. 비단 신풍제약만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라는 언급만 나와도 주가가 치솟았다. 기대감에 응답하기 위해 일부 제약사들은 글로벌 임상도 마다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성공 확률이 극히 낮다는걸 알면서도 제약사들은 도전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개발된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단 하나에 그쳤다. 이 마저도 질병청과 계약한 7만명 분을 다 사용하지 못할 만큼 처방이 저조했다. 

    먹는 치료제는 아직까지도 허가받은 제품이 없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신풍제약과 같이 기존 약물의 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는데 도전했지만 성과를 낸 곳은 없다. 

    신풍제약은 자사주 매각의 이유를 실패를 우려한 손실의 예방이 아닌 향후 회사 발전방향을 위한 자금확보의 목적이라고 했다. 신풍제약의 해명이 모두 사실이라고 쳐도 납득할 수 없는 의문이 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타 제약사들은 회사의 발전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왜 신풍제약처럼 자사주 매각을 하지 않았나. 

    신풍제약의 변명은 비겁하다. 주주들은 바보가 아니다. 신풍제약은 '성명문'이 아니라 '사과문'을 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