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결과 1차 유효성 평가변수 충족 실패약물재창출 방식 개발 사례 사실상 모두 실패일동·현대바이오, 심사 지연으로 전망 불투명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임상실패 및 중단이 이어지면서 국산약 확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이 개발 중이던 코로나 치료제가 임상 3상 결과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하는데 실패했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29일까지 COVID-19 감염으로 인하여 입원(산소포화도 감소로 산소치료 또는 그 이상을 요하는 COVID-19 목적의 입원)을 요하거나 또는 사망한 시험대상자의 비율'은 피라맥스군에서 0% (0/686명), 위약군에서는 0.14% (1/697명 산소치료를 요하는 입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임상실패의 원인으로는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신풍제약이 처음 설계했던 방향과 달리 변이에 대응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환자 모집은 델타 변이가 정점이던 시점에 개시돼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기에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은 2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비롯한 상세 분석을 현재 진행 중이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개발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임상 중단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해 왔다. 신풍제약을 비롯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던 업체들은 사실상 모두 실패로 끝나게 됐다.

    대웅제약의 만성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 등도 약물재창출 방식의 임상을 진행했다가 중단한 바 있다.

    현재 상황에서 먹는 코로나 치료제로 상업화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은 일동제약의 '조코바',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제프티' 등이 꼽힌다. 다만 조코바는 허가심사가 지연되고 있고 제프티는 엔데믹 이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조코바는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개발한 제품으로, 지난 1월 품목허가신청이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당초 일동제약은 일본에서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면 국내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후생노동성이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을 몇차례 보류하면서 일동제약은 계획을 바꿔 국내에서 먼저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방대본이 긴급사용승인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함에 따라 일동제약은 조코바의 정식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현대바이오는 제프티의 임상 2상 종료 후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다. 제프티의 임상 2상은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위해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이렇다할 결실없이 개발 중단 사례만 속출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명목으로 주가부양을 통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전반의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