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솔루션 역대 최대 수주 잔고 기록미국 생산공장 설립해 2026년 가동 목표‘철도 원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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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로템이 미국 LA 메트로에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방산과 철도 부문 동반 성장에 힘입어 작년에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레일솔루션 부문의 역대급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현대로템의 레일솔루션 부문 수주 잔고는 14조646억원으로 전체 수주 잔고 18조7578억원의 78%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전년 대비 23.27% 증가했다.과거부터 현대로템은 방산과 철도 사업을 양대 축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한때 본업인 철도 산업이 실적 악화를 겪으며 매각설에도 휩싸이기도 했지만 2020년 이용배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해 성과를 보이며 회사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현대로템의 레일솔루션 부문은 해외에서 꾸준히 수주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메트로에 약 8688억원 규모의 전동차 공급과 매사추세츠주 교통공사 2층 객차 추가 공급에 약 2400억원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저가 공세로 미국 전동차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산 전동차가 최근 미·중 갈등 심화와 탈선 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를 겪으며 설 자리를 잃자, 현대로템이 빈틈을 공략한 것이다.지난해 연초부터 대형 수주를 달성한 현대로템은 작년 9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지역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현지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2009년 필라델피아 조립공장 이후 세워지는 현지 공장은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회사는 현지에서 전동차 전장품을 생산해 ‘바이 아메리카(미국산 자재·장비 사용 의무화)’ 정책에 따르며 북미 시장의 열차 수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현대로템 관계자는 “다수의 미국 사업을 수행하며 쌓은 역량으로 납품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아직도 미국에 노후 전동차가 많아 전동차 교체 수요를 공략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하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현대로템의 고속철 사업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잠재 협력 분야다.2010년 현대로템은 우크라이나 철도공사와 90량 규모의 준고속 전동차 공급 계약을 맺고 열차 유지 보수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2023년에는 국토부,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등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대표단을 꾸려 수도 키이우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이 기간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우크라이나 철도공사와 철도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키이우∼폴란드 철도노선 고속화 사업을 포함한 7개 철도 사업에서 현대로템이 신규 철도차량 120량의 제작과 유지보수, 철도차량 중수선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더불어 2023년 6월 한국을 찾은 쉬쿠라코프 바실리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제1차관이 창원 현대로템 생산공장을 방문해 향후 우크라이나 철도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이뿐 아니라 현대로템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고속철도를 개통한 모로코의 2030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안정적인 수송체계 구축을 위한 5조원 규모의 고속철·전동차 등 철도차량 구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해당 사업은 최종 선정 업체와 20년간 유지보수 계약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국토교통부에서도 수주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작년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현지에 방문해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을 통해 국내 기업의 사업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이용배 현대로템 대표도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통해 “모로코 현지에 열차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기술을 이전하겠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