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국내 최초 ATS 출범 앞두고 시장 관심 집중투자 시간 확대·새로운 호가 등 투자 편의 방점 수수료 절약은 사실상 미미…금융위원회 관료 출신 낙하산 자리보전 지적도
  • 내달 4일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출범을 앞두고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도입되는 대체거래소는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가 함께 만들었는데요. 그간 70년가량 유지된 한국거래소(KRX) 독점을 깨고 경쟁체제가 도입된 것입니다. 이미 미국(ATS)과 유럽(MTF), 일본(PTS) 등 선진국들은 해당 제도를 이미 도입해 정규거래소와 경쟁 체계가 정착돼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거래소가 생기면 도대체 뭐가 좋은 걸까요?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는 거래 시간이 길어진다는 겁니다.

    기존 한국거래소 대비 5시간 30분 늘어난 12시간 동안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데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프리마켓은 물론 애프터마켓 시장 거래 시간이 훨씬 늘어납니다. 

    또 '중간가 호가'와 '스톱지정가 호가'라는 새로운 거래 호가가 추가됐다는 점도 기존과의 차별점입니다. 사실 주가가 지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주문이 체결되는 식의 스톱 지정가 호가는 한국거래소에도 유사한 기능이 있지만 중간가 호가는 확실히 다른 주문 방식입니다. 

    주식을 살 때 호가창상 가끔 너무 높은 가격에 사야 할 때가 있는데요. 주식 호가창에 거래가 되는 가격의 중간가로 사고 싶은 투자자의 니즈를 반영한 것입니다.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조정되는 게 중간가 호가죠. 예를 들어 최우선 매도 호가 1만원과 최우선 매수 호가 1만1000원이 각각 들어가 있다면 중간가 호가는 1만500원으로 자동 조정됩니다. 중간에 호가가 변경된다면 그에 따른 중간가 호가도 바뀌는 구조입니다.

    양 거래소의 장 중 주식 가격이 다를 수 있는데요. 주식 주문 시 한국거래소, 대체거래소, SOR(자동주문전송시스템)을 활용할지 투자자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SOR은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두 거래소 중 고객에게 더 유리한 거래소를 맞춤으로 찾아 주문을 처리하는 시스템입니다. 꽤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 준비한 만큼 대체거래소가 내세우는 기능입니다. 어느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팔든 자유롭고, 주권은 예탁결제원에서 보관하니 대체거래소에 산 주식을 한국거래소에서 파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렴한 수수료 역시 대체거래소가 강조하는 강점입니다. 대체거래소는 한국거래소 대비 20~40% 저렴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며, 특히 오는 4월 30일까지 모든 거래에서 거래수수료를 면제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다만 이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받는 거래수수료가 아니라 유관기관 수수료로, 0.0027%인 한국거래소의 수수료율 자체가 워낙 낮아 이 자체가 주는 투자자 매력 역시 크진 않은 게 사실이죠. 여기서 최대 40% 할인해도 절감되는 수수료율은 고작 0.001%로 미미한 수준이니까요. 사실상 투자자들이 이로 인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체거래소가 새롭고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갖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증시 유동성이 증가하고 투자자 선택권도 확대되는 등 실제 순기능으로 이어질지는 시장의 평가가 유보적인데요.

    '짠' 하고 등장한 것 같지만 대체거래소 설립은 꽤 오랜 시간 논의돼온 사안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논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추진이 지지부진하다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거래 대금이 증가하면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1년 금융투자협회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큰돈을 주고 타당성 조사를 맡긴 결과, 수익성 등 면에서 사업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거래소 본사를 둔 부산지역의 반대 등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은 분위기였죠.

    당시 금융투자협회 내 관련 사무국에는 컨소시엄 증권사들의 일부 직원이 상주하며 사업 추진 업무를 진행했었는데, 어느날 결국 조용히 한둘씩 다시 회사로 복귀해 썰렁해졌던 사무국 풍경이 생각나네요.

    우여곡절 끝에 2022년 11월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IT 기업·증권 유관기관 등 총 34개사가 합심해 ATS 준비법인인 넥스트레이드를 설립한 뒤 지난 2023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인가를 거쳐 올해 개시를 앞둔 겁니다.

    일각에선 대체거래소 설립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춰왔던 한국거래소가 돌연 입장을 선회하는 등 그간 지지부진했던 대체거래소 설립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던 건 금융위원회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소위 퇴직 공무원 낙하산 자리가 생긴다는 것인데요. 금융위원회의 경우 조직도 작고 자리를 마련해줄 산하기관도 많지 않습니다. 대체거래소가 또 다른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는 셈이죠. 실제 초대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금융위원회 국장 출신인 김학수 대표입니다. 그간 독점 구조였던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 역시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료 출신이 내려오는 건 일종의 관례로 자리를 잡은 상태입니다.

    한국거래소가 대승적 차원에서 대체거래소 설립을 환영한다고 하곤 있지만 속내는 내심 불편해하고 있는 분위기로 알려졌는데요. 생각해보면 독점 경쟁이 깨지는 구조를 거래소 입장에서 마냥 환영할 리가 없으니까요. 또한 한국거래소에서 일부 직원들이 넥스트레이드로 이직했지만 대부분 정년 퇴임을 앞둔 OB들로, 두 기관이 서로 이해관계가 얽힌 것이 별로 없고 낙하산을 보내도 상위 기관 몫일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한국거래소는 내부적으로 대체거래소 등장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가 최대 20%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체거래소 실무 논의 과정에서 한국거래소가 사사건건 까다로운 태클을 걸었던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같은 전언을 차치하고, 해당 기자 역시 대한민국 증시의 한 투자자로서 대체거래소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증시 활성화라는 원대한 꿈이 완성도 있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주식 매매에서 실제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현재 국내 증시의 유동성 감소, 글로벌 시장 대비 증시 침체가 새로운 대체거래소 설립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의문이라고요.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 상법 개정과 같은 근본적인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투자자가 새롭게 시장으로 추가 유입되고, 대체거래소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공감이 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