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TDF 2045 ETF' 25일 37분간 iNAV 데이터 산출 오류 공시 간밤 늦게 부랴부랴…업계 "투자 시 필요한 주요 정보" 지적미래에셋 "해당 오류 공시 의무 아냐…사전 오류 인지해 호가 정상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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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 시장 점유율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야심차게 선보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첫 날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 상장일 장 초반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 산출 오류로 투자자들이 혼선을 겪은 가운데 이에 대한 늑장 공시로 빈축을 사는 모습이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TIGER TDF 2045 ETF'의 iNAV 데이터 오류가 오전 9시부터 9시37분까지 발생했다.iNAV는 ETF의 실제 가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위해 제공된다. 주식이나 현금 등 모든 자산의 가치에서 운용보수처럼 나가야 될 돈(부채)을 빼면 ETF의 진짜 가치를 알 수 있는데, 이를 ETF 전체 발행 좌수로 나눈 값이 NAV다.실시간으로 바뀌는 실제 ETF 주가를 반영한 게 iNAV로, 이는 장 중 10초마다 업데이트되며 투자자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통상 투자자들은 ETF 투자 시 해당 상품의 실제 가치인 iNAV와 시장가-iNAV 간 괴리율을 체크하면서 투자하는데, 'TIGER TDF 2045 ETF'의 경우 상장일 37분간 이 실시간 원가가 잘못 노출됐던 것이다. 원래 iNAV가 10137원 선이었지만 실제 데이터 표출은 10220원대로 표출됐다.다만 실제 이로 인한 매매 피해는 없었다는 것이 미래에셋운용 측의 설명이다.투자자들이 보는 MTS·HTS 등에서 iNAV가 정확하게 노출되진 않았어도 ETF는 반드시 유동성 공급자가 호가를 제출하게 돼 있고 LP는 별도로 지수를 받아 자체적으로 iNAV를 산출하기 때문이다.투자자들이 지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iNAV를 확인했을 뿐 LP가 호가를 내주기 때문에 매수나 매도 물량이 없거나 거래가 안 되진 않는다.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상장 당일 일부 편입 자산의 iNAV 산출 방식 차이에 의해 발생한 일"이라면서 "LP 등 거래 이해당사자들이 장 시작 전 이 오류에 대해 사전 인지를 했기 때문에 상장 직후 수치 산출 오류와는 무관하게 호가가 정상적으로 제공됐다. 투자자들 역시 정상가에 ETF를 매매했기에 손익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다만 ETF 성과를 평가하는 데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괴리율은 iNAV 값에 근거해 산출되는데 이 역시 잘못 노출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있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iNAV 오류와 상관 없이 정상 호가가 제공됐다고 하더라도 ETF 특성상 괴리율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투자자들로선 투자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민원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업계에선 이번 iNAV 오류와 관련한 미래에셋운용 측 대응이 통상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한다.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시행세칙 제96조3항7호에 따라 상장지수펀드가 목표로 하는 가격 또는 지수의 산출·공표의 중단 또는 중대한 오류 발생이 있거나 그 중단 또는 오류 발생이 해소된 경우 공시해야 한다.키움자산운용의 경우도 과거 미국양자컴퓨팅 ETF 상장일 오전 9시부터 9시10분까지 iNAV 산출 오류가 있었는데, 산출 오류 발생 공시는 9시31분, 해소 공시는 9시32분에 이뤄졌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장 시작 이전 산출 오류를 감지했음에도 37분 동안 오류가 복구되지 않았던데다, 장 중에도 공시를 내지 않다가 당일 밤 10시 30분경 부랴부랴 공시했다.공시에서 미래에셋운용은 "동 상품의 iNAV 데이터 오류로 9시~9시37분 실시간 추정기준가 산출에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PDF조정을 통해 해소했다"고 설명했다.키움운용 사례와 달리 기초지수 연동 방식에 따른 PDF상 오류가 아니었기에 공시 대상은 아니라는 게 미래에셋운용 측 설명이다.그럼에도 PDF 오류와 상관 없이 iNAV가 투자자 판단에 주요한 데이터라는 측면에서 지체 없이 공시돼야 한다는 게 통상적인 판단이다. 대부분의 운용사들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한국거래소 관계자는 "PDF 오류와 상관 없이 NAV값이나 실시간 표시되는 iNAV 값의 오류는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라면서 "그걸 정정하고 공시하는 것은 운용사 판단이겠지만 투자자들의 알 권리 측면에서 빠르게 공시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거래소 협의를 통해 실시간 추정 기준가 공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한편 미래에셋운용은 TDF 시장에서 점유율 34%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상장한 'TIGER TDF 2045 ETF'는 미래에셋운용이 처음으로 선보인 TDF ETF다.
회사는 TDF ETF에선 지난 2022년 처음 관련 상품을 출시한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대비 후발주자이지만 3년간의 고민 끝에 ETF 투자자에게 최적화된 TDF ETF를 출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