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vs LG화학·롯데케미칼 책임공방2006년 정전 '데자뷔 … 당시 104억 손배소한전 "우리 선로엔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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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오전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 가동이 멈춘 가운데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태우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26일 두 업체에 따르면 전날 정전이 발생 후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태우는 작업 등이 진행됐다. 이날 공정 내 굳은 원료를 제거하고 설비·장비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고 있다.공장 가동이 멈추면 이미 투입된 원료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 생산되지 않고 설비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원료를 모두 태워야 한다.LG화학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시설(NCC)은 에틸렌 기준 연산 130만t의 생산능력(캐파)를 갖추고 있으며, 롯데케미칼도 연산 11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해왔다.정전으로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최소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전기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설비 점검 등 절차가 필요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업체 관계자는 "언제 공장을 다시 가동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길게는 1∼2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번 사태는 정전에서 촉발됐는데, 원인과 관련해서는 "우리 쪽과 전기 공급업체 등이 함께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만 알 뿐, 구체적으로 들은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정전 원인과 손해배상 문제를 두고 책임 공방도 복잡해질 수 있다.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구역 전기사업자인 씨텍으로부터 전기와 열 등을 공급받고 있다.대산석유화학단지는 울산, 전남 여수와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한 곳으로 석유화학 기업 약 50개가 입주해 있다.이번 정전은 LG화학, 롯데케미칼 공장에서만 발생했다. 두 회사는 현대석유화학 공장을 인수해 각각 절반씩 운영하고, 전력망을 공유하고 있다.정전 원인은 이 전력망이 유력한데, ‘구역 전기 사업자’인 씨텍이 관리하고 있다. 씨텍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5대5 지분으로 세운 합작사다. 씨텍은 이번 정전된 공장의 전력을 중국계 에너지 회사 씨지앤대산전력으로부터 공급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국영핵공업집단공사(CGN)의 자회사다.2006년 이 지역에서 정전으로 공장이 멈췄을 때, LG화학 등 3개 업체가 한전 상대로 104억원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더 복잡해질 수 있는 것이다.한전 관계자는 이날 “한전에서 씨텍으로 전기가 가면 씨텍이 각 업체로 다시 공급하는 체계”라며 “일단 한전 선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