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건설·기계장비 업종 강세 지속 … KRX 산업지수 일제히↑러-우, 30일 부분 휴전 합의 … 24일 사우디서 후속 협상 예정“우크라 재건사업, 9000억달러 규모 … 투자심리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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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 규모가 1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들과 부분 휴전에 잇따라 합의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휴전 후속 협상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25분 기준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꼽히는 디와이디는 전장(655원)보다 8.85% 오른 713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2.51%), 에스와이스틸텍(1.17%), 이노인스트루먼트(0.45%), 희림(0.20%) 등도 상승 중이다.

    앞서 재건주 관련 주요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 건설, 기계장비주들은 이달 러-우 전쟁 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건 비용에 약 7500억달러(한화 약 1100조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구상한 만큼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주요 철강주들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뿐만 아니라 수입 철강재에 대한 원산지 증명 의무화와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수혜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급등세를 맞았다. ‘KRX 철강’ 지수는 3월 들어 20일까지 12.15% 상승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산업지수 가운데 1위다.

    같은 기간 ‘KRX 건설’과 ‘KRX 기계장비’ 지수도 각각 2.98%, 1.10%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는 LS가 9.99% 폭등했고 ▲한일시멘트(7.28%) ▲효성중공업(7.05%) ▲삼성중공업(4.23%) ▲HD현대중공업(1.35%) ▲현대건설(1.34%)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협의를 통해 ‘30일간 부분적 휴전안’에 합의했으며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동의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오는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만나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휴전 문제와 흑해 안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개시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지만, 러시아 측 요구 사항인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2023년 7월 협정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을 포함한 휴전 조건에 합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협상에 참여하는 전문가 그룹은 흑해협정 재개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앞서 흑해협정을 실행할 당시 러시아는 모든 조건을 존중했지만, 우리에 대한 조건은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 협정 재개를 논의하기 전에 모든 복잡한 사정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재건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은 “러시아와 미국 간 부분적 휴전안에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휴전 대상 차이가 드러났지만, 에너지·인프라 공격 중단 제안에는 합의했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시장 규모는 약 9000억 달러(약 120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러-우 전쟁 종전 기대감 확산에 따른 건설, 기계 등 우크라이나 재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종전 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대부분을 가져갈 경우 사업 규모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 과도한 기대감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에서 최대 피해 지역은 현재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 지역으로 종전 시 점령지를 러시아가 가져가게 된다면 우크라이나 재건 규모는 기존 추정치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국내 건설기계 업체의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전 세계 최고치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