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만제도·홍콩 투자사 청산 … 국내 반도체 투자법인도 정리작년 신설된 투자법인은 美 AI 투자 법인이 유일 SKT 비핵심 투자사 정리 … AI로 투자역량 집중
  • ▲ SK텔레콤 MWC 부스 모습.ⓒSK텔레콤
    ▲ SK텔레콤 MWC 부스 모습.ⓒSK텔레콤
    SK텔레콤이 투자전문 자회사에 대한 정비에 나섰다. 새로운 먹거리 위해 운영하던 4개의 투자전문사를 청산한 것. 분야도 케이만제도의 중국 투자사부터 헬스케어, 반도체 등이다. 반면 새로 설립된 곳도 있다. 미국의 AI 투자전문사가 바로 그곳. 

    SKT가 역할을 다했거나 큰 성과를 내기 힘든 투자전문사를 청산하고 AI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SKT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총 4개의 투자전문 자회사를 청산했다. 

    먼저 SKT는 홍콩의 헬스케어 투자사 SK Global Healthcare Business Group Ltd.와 케이만제도의 중국 관련 투자사 SK Telecom China Fund I L.P.를 청산됐다. 두 회사의 투자 성과에 대해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각각 2012년, 2015년 설립된 회사로 10년 이상 운영돼 온 법인들이다. 

    이 외에 국내의 반도체 투자사 퀀텀이노베이션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와 그 종속회사 팬아시아반도체소재 유한회사도 함께 청산 수순을 밟았다. 이들 법인은 SKT이 반도체 설비 및 장비사 오션브릿지를 인수하는 과정에 설립했던 회사로 오션브릿지를 매각하면서 그 역할을 다한 것으로 풀이된다.

    SKT 관계자는 “투자 자회사들이 재무적투자자(LP)로 운영돼 왔는데, 펀드 운영기간이 만료되면서 미청산된 부분을 지난해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T가 투자전문 자회사를 정리하고 나선 것을 보다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선택과 집중’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비핵심 투자회사를 정리하고 나서는 것이다. 

    실제 SKT는 지난해 4개의 투자전문 자회사를 청산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전문 자회사를 출범하기도 했다. 미국에 설립한 Astra AI Infra LLC가 그곳이다. 이 회사는 미국 기업용 AI 솔루션 구축기업 펭귄 솔루션스(Penguin Solutions)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지난해 7월 SKT는 팽귄 솔루션스의 전신인 SGH에 2억달러(2915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T는 이동통신사 중에서도 해외 AI 기술, 기업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곳”이라며 “AI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면서 비핵심 투자 법인에 대한 정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MWC25에서도 확인된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는 지난 3일(현지시각)에 개최한 MWC25서 AI데이터센터(AI DC) 사업 모델 및 AI 에이전트 B2B·B2C 고도화 전략, 자강과 협력을 통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한 청사진이 담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의 AI는 탐색과 확산의 시기를 거쳐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다”며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통해 AI 사업 수익화를 본격 추진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