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 두 배가락시장 등지서 농작물 가격 '껑충'사과·배부터 풋고추·상추 등 엽채류 가격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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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의 한 대형마트에 방문한 이모(70)씨는 손녀에게 줄 참외를 구매하려다가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몇주 전만 해도 10㎏ 한 박스에 7만~8만원 하던 가격이 14만원까지 오른 것. 놀란 이 씨가 매장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산불 때문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22일 발생한 경상북도 산불로 인해 사상 최대 피해가 발생하면서 농작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경북 의성과 안동 등지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약 4만8000㏊의 임야가 전소됐다. 이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로, 2000년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로 인한 피해(2만3794ha) 보다 더 크다.주요 산지가 화마에 휩싸인 데다, 지난 한 주간 일교차가 큰 날씨를 보이며 농작물 가격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도매시장법인거래정보에 따르면 산불 발생 하루 전인 3월 21일 8만1812원이었던 참외 특 10㎏ 상자 가격은 3월 28일 13만8637원으로 69.4% 폭등했다. 이날(31일) 평균가격도 13만7431로 일주일 전 대비 26.4%, 전년 동월 대비 7.2% 올랐다.사과 부사(특) 10㎏ 역시 21일 5만5000원에서 28일 14만5325원으로 164.2% 올랐다. 31일 평균가는 9만6426원으로 다소 안정세를 찾았지만 여전히 전주 대비 8.7%, 전년 대비 21.0% 오른 가격이다.과일 뿐만 아니라 채소도 오름세다. 풋고추 10㎏ 특 가격은 21일 8만8419원에서 31일 14만5697원으로 64.7% 올랐다. 전주 대비 31.6%, 전년 대비로는 두 배 이상(105.2%) 뛰었다.봄동배추(상)는 15㎏ 1만원에서 1만9692원으로 올랐다. 열흘 만에 96.9% 오른 것.비트(상) 10kg 기준 평균가는 3만3000원으로 일주일 전 대비 18.9%, 전년 대비로도 107.4%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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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의 경우 낮은 등급의 가격 변동폭이 더 컸다. 특상 제품은 4kg 상자 기준 1만222원으로 전년 대비 3.4% 오르는데 그쳤지만 보통 등급(8033원)은 18.4%, 하급(6402원)은 48.5% 뛰었다.청상추 4㎏ 역시 같은 기간 9122원에서 9442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전주 대비로는 25% 줄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10.2% 올랐다.깐마늘 20㎏ 경우 하품 가격은 10만8333원으로 전년 대비 66.3% 올랐으며, 보통과 상 등급 역시 각각 11.1%, 18.4% 올랐다.수확시기가 빠른 양파 조생품종 역시 12㎏ 기준 하품 가격이 1만5921원으로 전년 대비 22.0% 올랐으며, 보통·상·특 모두 2~6% 올랐다.농작물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 및 단체급식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날씨 일교차가 큰 데다 산불 영향으로 가격 상승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비출물량을 활용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고, 산지 다변화를 통해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임야와 농가 등 복구에 시간이 소요될 경우 추후 수급 물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남아잇다.업계 관계자는 “저장성이 높은 농작물의 경우 비축물량을 활용해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여파가 이어질 경우 내년 비축물량이 줄어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