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사상 최고치 … AI 수요에 들썩삼성DS, 한 분기 만에 영업익 14배 성장 전망HBM 독주 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10조 넘을 듯"2027년까지 슈퍼사이클 지속" … 실적 낙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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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BM 3사 이미지 ⓒ챗GPT로 생성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범용 D램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증권가는 이르면 올 3분기부터 두 회사가 역대급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내다본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적자 전환을 걱정하던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이제는 10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다시 논하는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29일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더 강력한 신호로 등장하면서 당장 3분기부터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한 때 겨울론까지 돌았던 메모리 시장이 반전한 것은 최근 범용 D램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게 결정적이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DR5 D램 현물가격은 지난주 기준 전 분기 대비 30% 이상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D램 가격 상승은 기존과는 달리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그동안 반도체 업황은 1~2년의 짧은 호황과 긴 침체가 반복되는 '전통적 사이클'에 묶여 있었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AI(인공지능) 확산으로 서버,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했고,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포함한 첨단 메모리 수요가 범용 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 3500억 원에 그치며 간신히 흑자 전환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질 것이 예고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전사 기준으로 이번 분기에만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DS부문에서만 5조원대 이익을 내며 전 분기 대비 14배 이상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SK하이닉스의 기세는 더 가파르다. 하이닉스는 올해 HBM3E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증권가 전망치는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을 10조 7000억원으로 잡고 있는데, 이는 단일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불과 2년 전 업황 침체기였던 2023년 하반기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슈퍼사이클 당시 6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AI발 수요 폭발이 더해지면서 당시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과거 PC와 모바일 중심 수요가 사이클을 결정하던 구조에서 이제는 AI 서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가격을 좌우하고 이런 구조적 변화는 최소 2~3년 이상 호황을 지탱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힘을 싣는다. -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 전경 ⓒ삼성전자
실제 증권가의 시각은 낙관 일색이다. 주요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한 달 새 24% 이상 상향 조정됐다. 불과 8조 원 안팎으로 잡히던 전망치가 10조 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8조 원대 전망에서 10조 7000억 원까지 높아졌다.이 같은 실적 개선은 메모리 가격 상승 외에도 원가 절감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산에 들어간 메모리 업체들이 이제는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재고 축소 효과까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이번 사이클이 과거보다 길고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보다 수요가 앞서는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또 다른 변수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글로벌 칩메이커의 차세대 GPU 출시 일정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고대역폭 메모리를 탑재한 AI 반도체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인데, 출시 시점마다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의 출하량과 단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투트랙 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다만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서버 투자가 지연될 수 있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변수로 꼽힌다. 특히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HBM을 내년부터 양산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향후 기술력과 가격 경쟁에서 어떤 균열이 발생할지 주목된다.예측 마저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지만 업계 전반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장기 호황을 낙관하는 분위기다.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에서 나란히 분기 1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시나리오는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라며 "내년, 내후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와 메모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