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가 1년 새 28.8%↓ … 시총 4조 증발화학·전자·전장 등 주력사업 불확실성 커져시총 4위 현대차와 경쟁 … 2위 SK와 격차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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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이 전사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주요 자회사 지분 취득, 자사주 소각 등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주력 계열사들의 업황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주가는 전날 6만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과 비교하면 0.9% 올랐지만 작년 3월 5일 9만36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8.8% 하락한 수준이다. 주가가 줄며 시가총액도 14조7234억원에서 10조4762억원으로 4조원 넘게 줄었다.  

    올해 들어 ㈜LG 주가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7만3000~4000원이었던 ㈜LG 주가는 2월 들어 7만원선이 무너졌고, 지난 4일엔 장중 6만60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6만6000원은 최근 3년 내 ㈜LG 주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발표 후 주요 자회사 지분 취득, 자사주 소각, 높은 배당성향 등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력사업 대다수가 불확실성에 노출된 영향으로 보여진다. 

    실제 LG그룹의 주력사업인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전자 등은 업황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우호적인 정책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로부터 수익을 얻는 ㈜LG 또한 우려가 반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여기에 연초 LG CNS 중복상장 논란까지 더해지며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당시 시장에서는 ㈜LG의 알짜 자회사 LG CNS가 상장되면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유발될 것으로 봤다. LG측은 중복상장이 아니며 LG CNS의 성공적인 상장은 ㈜LG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LG 주가에 영향을 미친 셈이 됐다. 

    ㈜LG 뿐만이 아니다. LG그룹 상장 계열사 대다수가 1년 새 주가가 하락했다. 작년과 올해 전거래일(3월 5일) 기준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 38만7500원→33만4000원, LG생활건강 33만3000원→31만6500원, LG전자 9만3400원→7만8600원, LG화학 45만2500원→23만500원, LG이노텍 20만4500원→16만2000원, LG디스플레이 1만940원→9120원 등이다. LG유플러스 만 1만110원에서 1만570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 결과 LG그룹 시가총액은 그룹사 시가총액 순위도 조정받을 상황에 처해있다. 이날 10시 26분 기준으로 보면 LG그룹 시가총액은 142조530억원으로 3위다. 그러나 2위인 SK그룹 시가총액(219조6277억원)과 격차는 약 77조5747억원인 반면 4위인 현대자동차그룹 시가총액(137조4732억원)과의 차이는 4조5798억원에 불과하다. 상장 계열사 주가가 조금만 더 하락하면 시총 순위 4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말이다. 

    LG그룹은 지난해에도 SK그룹에 2021년 이후 3년 만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LG그룹 시가총액은 23.88% 하락한 144조6460억원에 그쳐 2위에서 3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이차전지와 석유화학 사업에서 고전한 영향이 컸다. 

    시장에서는 LG그룹의 비전이 실현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소각, 계열사 상장, 신사업(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계열사 7곳이 동시에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LG CNS 상장, LG전자 인도 기업공개(IPO) 등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으면서 실제 기업가치 제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진이 지속되는 것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주력 계열사의 업황 부진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면서 “향후 실적 개선과 신사업 추진 성과가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