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실성 빈맥 환자 꾸준히 늘어심장 아래쪽 방에서 발생하는 위험한 부정맥권창희 건국대병원 교수 "제세동기 삽입 등 사전대책 중요"
  • ▲ 건국대병원 권창희 심장혈관내과 교수. ⓒ건국대병원
    ▲ 건국대병원 권창희 심장혈관내과 교수. ⓒ건국대병원
    심장이 덜덜 떨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어지럼증,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심실성 빈맥은 심하면 심정지로 이어져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건국대병원 권창희 심장혈관내과 교수에 따르면 심실성 빈맥은 심장의 아래쪽 방인 심실에서 발생하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은 심방에서 시작하여 심실로 전달되는 전기 신호에 의해 조절되지만 심실성 빈맥은 심실 내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회로가 형성돼 발생한다. 

    심실이 지나치게 빠르게 수축하면서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펌프질하지 못해, 뇌를 비롯한 주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심실성 빈맥의 주요 원인으로는 심근경색 및 심근병증, 심장 판막 질환, 선천성 심장 질환 등이 꼽힌다. 

    권창희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인해 심장 근육이 손상되거나, 심근병증, 판막 질환 등으로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거나 늘어나는 경우 심실성 빈맥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관상동맥 질환 역시 심장 근육에 산소 공급 부족을 초래하여 심실성 빈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물게는 혈액 내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 전해질 농도의 불균형이나 특정 약물 부작용으로도 심실성 빈맥이 발생하기도 하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심실성 빈맥도 있다.

    ◆ 약물 치료부터 제세동,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까지

    심실성 빈맥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심실성 빈맥의 경우 항부정맥제를 투여하여 심장 박동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심정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불안정한 심실성 빈맥의 경우 제세동기를 사용하여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 박동을 정상화한다.

    권창희 교수는 “심실성 빈맥으로 인한 급사 혹은 실신을 경험한 환자들은 이차 예방을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 (ICD)를 삽입한다”며 “허혈성 심근 경색이나 비허혈성 심근병증으로 인해 심장 기능이 낮은 환자분들도 미래 심실성 빈맥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급사에 대한 일차 예방을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 삽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약물 치료나 ICD 삽입에도 심실성 빈맥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그 원인이 되는 심실 내 비정상적인 전기 회로를 고주파 에너지로 제거하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시술에 앞서 환자, 보호자, 주치의의 시술에 대한 많은 대화가 필요하며 심근경색, 심근병증, 관상동맥 질환 등 심실성 빈맥의 원인이 되는 기저 질환을 치료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실성 빈맥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