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 매출 1조8900억원 … 성장률 1% 그쳐LG디스플레이 의존도 90% … 실적 부진 영향LGD 中 광저우 공장 매각에 BOE 악재도 겹쳐
  • ▲ LX세미콘 대전캠퍼스 전경ⓒLX세미콘
    ▲ LX세미콘 대전캠퍼스 전경ⓒLX세미콘
    이윤태 LX세미콘 사장이 취임 3년차를 맞으며 체질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삼성맨'으로서 이례적으로 수장 자리에 발탁된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저수익 사업 축소, 신사업 발굴로 승부수를 뒀다. 하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며 LG디스플레이 의존도 탈피가 묘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올해 연 매출 1조8900억원, 영업이익 172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 3% 상승하며 성장세가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LX세미콘의 주요 사업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용 DDI다. 아이폰용 OLED DDI와 TV 패널용 DDI가 주력이며 LG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이 사장은 LX세미콘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LG디스플레이 의존도 탈피에 주력했다. 과거 삼성전기를 이끌었던 이 사장은 구조조정, 과감한 투자로 체질 개선을 이끈 바 있다. 이 사장은 삼성전기의 CDS 사업부, OMS 사업부로 나뉘어 있던 모듈 사업을 통합하는 한편,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모터 사업에서 철수하고, 일부 사업을 분사 시키며 사업을 재편하는데 성공했다.

    LG 출신으로 채워졌던 LX세미콘에 이례적으로 발탁된 이 사장은 곧바로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이 사장은 매출 다각화를 위해 SIC, 차량용 반도체, 방열기판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하지만 중국의 공세로 SIC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중을 줄이고, 방열기판 고객사 확보에 열중했다. 지난 2022년에는 경기도 시흥에 방열기판 생산 공장을 완공해 시제품을 생산하며 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

    다만 아직 차량용 반도체, 방열기판 영역에서 의미 있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율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차량용 반도체, 방열기판 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 시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주력인 DDI 사업에서 수익을 확대하기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매각하면서 LX세미콘의 실적 부진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요 TV 세트 업체들을 중심으로 TV 패널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패널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지만 주력 고객사의 구조조정, 점유율 하락 영향으로 반등 모멘텀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을 매각하면서 LX세미콘 또한 점차 중국내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구조조정, DDI 공급 다변화 영향으로 LX세미콘 성장은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BOE를 상대로 미국에 제기한 영업 비밀 침해에 대한 예비 결정도 3월 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애플용 모바일 DDI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사업을 현실화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