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이어 빅테크 ASIC 시장도 HBM3E 확보전SK하이닉스 "ASIC 강력한 수요 확인" 신바람빠듯한 공급 상황 … 고객사, 물량 확보 비상
  •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전시 모습 ⓒ뉴데일리DB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전시 모습 ⓒ뉴데일리DB
    AI(인공지능) 투자 확산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이어 ASIC(맞춤형 반도체) 시장에서도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HBM 시장에서는 새롭게 성장하는 ASIC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HBM 수요처가 기존 GPU에서 ASIC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특히 ASIC 자체 개발에 나선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5세대 HBM인 'HBM3E' 확보전이 시작됐다.

    HBM3E 이전 세대에선 GPU가 사실상 유일한 수요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HBM 제조사들이 GPU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까다로운 퀄테스트(품질인증)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개발한 ASIC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들도 HBM 핵심 고객사로 점차 자리하는 분위기다.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주문형 반도체 기반의 HBM 고객 수요도 의미있게 증가하면서 고객 기반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을 정도다.

    이후 시장 곳곳에서 진행된 글로벌 논딜로드쇼(NDR)에서도 SK하이닉스는 ASIC 수요가 강력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 중에서도 HBM3E에 고객사들의 관심과 주문이 집중되고 있지만 빠듯한 물량 사정 탓에 ASIC 고객사들이 원하는만큼의 HBM을 확보할 수 없고 이후 양산 일정 등을 맞추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 'R1'이 공개된 이후 고성능 고가격 AI 가속기와 여기에 들어가는 HBM 수요까지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현실에선 오히려 AI 수요가 강력하다는 점이 확인되며 HBM 시장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이 나온다. AI 모델 가운데도 학습 단계에는 고성능 가속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추론까지 확대하면 결국은 고성능 HBM 탑재가 늘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는 ASIC 제조가 활발하게 시작되는 원년으로 과거 HBM2E 이하급을 사용하던 곳들이 차세대 제품에 상위 버전 HBM인 HBM3E를 본격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발표되고 있는 ASIC 칩의 구조가 AMD사의 'MI300x', 엔비디아의 B100과 유사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차세대 ASIC 제품은 상위버전 HBM으로의 세대 교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GPU 최대 고객사를 확보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가 HBM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하이닉스가 밝혔듯이 이미 ASIC 고객사들이 앞다퉈 SK하이닉스 HBM3E를 구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인 정도다.

    상대적으로 GPU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도 ASIC 시장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은 HBM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와 패키징 기술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ASIC 고객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구해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ASIC 제조가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패키징, 온디바이스 AI 등을 하나로 구현해 완제품으로 완성하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메모리와 파운드리, 세트사업을 모두 보유한 삼성이 AISIC 시장에서 경쟁력이 돋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