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칸 라이언즈와 스파이크스 아시아, 장애인을 위한 접근 주목"냉철한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포용은 성장과 혁신 촉진"
  • 전 세계 인구의 15%가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에서 이들을 포용하는 사례는 여전히 부족하다. 2024 칸 라이언즈와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는 장애인의 경험을 존중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한 캠페인들이 주목받았다. 채널 4, 카페 조이유(Café Joyeux), JBL은 각각의 방식으로 포용성과 접근성을 확장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14일 칸 라이언즈 아카이브 더 워크(The Work)는 '더 프로그레스 체크: 장애(The Progress Check: Disability)' 보고서를 공개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0억명 이상, 즉 전 세계 인구의 15%가 어떤 형태의 장애를 가지고 살고 있다. 그 가족을 포함한 장애인 시장의 총 구매력은 18조달러(한화 약 2경6172조원)를 초과한다. 그러나 광고의 1% 미만만이 장애인을 다루고 있다. 그 1%조차도 문제가 있다. 장애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광고의 90%가 해로운 고정관념, 낙인 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브리프는 역대 칸 라이언즈 수상작을 중심으로 장애 포용적인 캠페인들을 소개한다.

  • ▲ Channel 4 Idents 캠페인 중 한 장면. ⓒ칸 라이언즈
    ▲ Channel 4 Idents 캠페인 중 한 장면. ⓒ칸 라이언즈
    제목: Channel 4 Idents
    출품사: 4CREATIVE, London
    브랜드: CHANNEL 4
    수상: 2024 칸 라이언즈 필름(FILM) 골드 등

    젠 팝(Gen Pop)은 장애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나 설명 없이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캠페인에서 일반적인 포용을 의미하는 프레임워크를 말한다. 영국 방송국 채널 4의 캠페인이 그 예로 꼽힌다. 

    채널 4는 영국의 대체 공영방송사로, 브랜드 인지도와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Altogether Different'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반영해 채널 4의 로고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아이덴트(로고 방송)를 제작했다.

    17명의 감독과 아티스트의 창의적인 결합에서 탄생했으며, 각자 영국에 대한 독특한 경험을 가져와 현대 영국의 다양성을 포착하고 채널 4의 포용적인 정신을 반영했다. 그 결과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을 포함하여 다양한 커뮤니티, 사회 집단, 라이프스타일 및 환경을 특징으로 하는 장면의 역동적인 루프가 탄생했다.

    약 12개월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2023년 6월 14일 프라임타임 광고 시간을 통해 공식 공개됐으며, 유튜브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선보였다. 이 아이덴트는 매시간 송출되며, 연간 80%의 영국 인구가 평균 40회 이상 접하는 주요 브랜드 자산으로, 유튜브에서 1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영국의 다양성을 훌륭하게 반영한 최고의 아이덴트'라는 호평을 받았다.
  • 제목: 47
    출품사: KLICK HEALTH, Toronto
    브랜드: CAFÉ JOYEUX
    수상: 2024 칸 라이언즈 디지털 크래프트(DIGITAL CRAFT) 실버

    애니메이션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매체이며, 민감한 주제를 부담 없이 다루면서도 불편함을 주지 않을 수 있다. 

    카페 조이유는 지적 장애인을 위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포용을 촉진하는 유럽의 커피 체인이다. 처음으로 미국 매장을 내는 것을 기념해, 실제 직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적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취업 기회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보여주는 영화를 제작했다.

    47은 다운증후군 커뮤니티와 함께 만든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영화로, 주인공 로버트의 인생을 따라간다. 어린 시절 거부당한 로버트는 인생의 도전들을 겪으며, 47세에 카페 조이유에서 비로소 수용과 목적을 찾게 된다. 이는 다운 증후군 커뮤니티와의 조사와 인터뷰로 시작됐다. 

    이 캠페인은 다운 증후군과 관련한 경험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포용의 표현인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에 매출은 20% 증가했고, 매장 방문객 수도 3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 제목: Guide Play
    출품사: BLKJ HAVAS, Singapore
    브랜드: HARMAN APAC
    수상: 2024 스파이크스 아시아 라디오 앤 오디오(RADIO AND AUDIO) 그랑프리 등

    시각장애인이 슈팅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운 브랜드도 있다. 바로 음향 전문 회사 JBL이다. JBL은 게임 오디오 시장에서는 비교적 신생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JBL은 자사 퀀텀(QUANTUM) 헤드폰의 우수한 기능을 증명하고, 브랜드 인식을 높이고자 했다. 

    이에 주목한 것이 5000만명 이상의 시각 장애인들이 게임을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게임이 하나의 소셜 공간으로 진화함에 따라 시각 장애인들 또한 게임 커뮤니티에 포함돼야만 했다. 가이드플레이(Guide Play)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게임 경험을 혁신하는 오디오 솔루션이다. 인공지능(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게임 내 요소를 공간 음향으로 변환한다. 1인칭 슈팅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2'의 훈련 맵도 제공됐다.

    2년 간 시각 장애인 커뮤니티와 협력해 개발된 가이드플레이는 1000명 이상의 게이머와의 테스트를 거쳤으며, 2024년 3월부터 전 세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됐다. 오픈 소스 모델을 통해 다른 회사 및 개발자가 가이드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틴 시블리(Martyn Sibley) 퍼플고트(Purple Goat) 공동 창립자는 "장애는 역사적으로 자선적 관점에서 다뤄져 왔다. 그러나 냉철한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포용은 성장과 혁신을 촉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