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NGR과 세운 니켈 정제법인 해산 결정125개 저수익 사업·비핵심 자산 정리 일환작년까지 45개 정리 … 6626억 현금 창출印 제철소 등 투자 지속 … 美 진출도 검토
  •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그룹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핵심인 철강은 중국산 물량 공세와 고환율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미국의 관세 폭탄까지 겹쳐 벼랑 끝에 섰고,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진행이 더디다. 장 회장은 투자 속도 조절, 저수익 사업 정리 등 구조조정을 통해 옥석을 명확히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인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의 해산을 결의했다.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 중국 CNGR이 각각 6대 4로 지분을 투자해 세운 니켈 정제법인이다. 지난해 1월 포스코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됐으나, 이번 해산 결정에 따라 청산절차를 밟아 포스코홀딩스 자회사에서 탈퇴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CNGR과 협업해 국내에서 고순도 니켈을 생산,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소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포항 영일만4산업단지에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니켈 정제 공장 착공에 나섰지만, 실제 공사는 설계 이후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정체돼 사업 철수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장인화 회장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목표에 따라 고강도의 구조 개편을 시행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해 3월 그룹 회장 취임 이후 비핵심 자산과 수익이 낮은 120개 사업 개편을 알렸고, 이후 정리 대상을 125개 프로젝트로 늘렸다. 2026년까지 저수익 사업 55개, 비핵심자산 70개를 정리해 2조7000억~2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 회장의 첫 번째 정리 대상은 포스코퓨처엠이 OCI와 합작해 세운 피앤오케미칼로, 지난해 8월 포스코퓨처엠이 보유한 피앤오케미칼 지분 51%를 약 500억원에 OCI에 팔기로 하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했다. 피앤오케미칼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식각에 쓰이는 중요 소재인 과산화수소를 주로 생산해왔으나 시장 수요 감소로 실적이 부진한 상태였다.

    이어 9월엔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화유코발트와 추진 중이던 니켈 제련 및 전구체 생산 관련 합작법인(JV) 투자를 중단했다. 포스코그룹은 화유코발트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전기차 캐즘을 거치면서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계획을 철회했다.

    올 들어서도 CNGR과의 합작법인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을 해산하면서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니켈 사업과 함께 병행 추진했던 CNGR과의 전구체 합작 사업은 포스코퓨처엠 주도로 계속 추진키로 했다. 전구체 합작법인에 대한 자본금 납입 완료 시점은 당초 올 1월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로 시기를 조정했다.

    신사업뿐만 아니라 철강업 리밸런싱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지난 1997년 설립한 제철소로, 연간 110만톤의 조강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 여파로 적자를 지속,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됐다.

    포스코그룹은 총 125개의 정리 대상 프로젝트 가운데 45개의 사업을 정리해 6625억원의 현금 창출 효과를 거뒀다. 구룡마을 우선수익권, 행당동 상업시설 등 자산 매각과 저수익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 구조조정, 투자목적 상실 펀드 청산, 타법인 주식 매각 등이 포함됐다.

    올해는 61개 프로젝트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1조50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창출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내년까지 나머지 19개 사업을 모두 정리, 총 2조7000억~2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불필요한 자산 정리와 별개로 꼭 필요한 투자는 지속한다. 철강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탄소 감축 이행을 위한 전기로 착공 등 미래 투자를 이어간다. 성장성이 높은 인도 시장에서 연산 5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계획도 유지한다. 일관제철소란 가마(고로)에서 철광석과 유연탄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철강재를 생산하는 종합제철소를 말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철강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장 회장이 미국 내 상공정(고로 또는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국 내 상공정 투자비와 변동성 등을 다양한 옵션을 두고 포스코 내부에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