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공화당,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 등 발의인도·태평양 동맹국 조선소서 해군 함정 건조 가능美해군 MRO 시장 年20조 … K-조선 기술력 인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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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오션
미국 의회에서 자국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과 같은 동맹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해당 법안 통과 시 국내 조선기업들도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게 돼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11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에 따르면 마이크 리(공화·유타)와 존 커티스(공화·유타) 상원의원은 지난 5일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등 법안 2건을 발의했다.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은 외국 조선소에서 해군 함정 건조를 금지하는 법을 개정해 예외를 두도록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있는 조선소에 해군 함정 건조를 맡길 수 있게 한 것이 골자다.조건은 있다.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비용이 미국 조선소보다 낮아야 한다. 또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 외국 조선소를 소유·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해군 장관이 확인해야 한다.업계에선 해당 법안 통과 시 국내 조선업체들이 미 해군 MRO 사업 관련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법안이 특정 국가를 협력 대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국가 중 첨단 해군 함정을 미국보다 저렴하게 건조할 역량을 보유한 국가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뿐이기 때문이다.실제 미국 의회에서는 미 해군이 중국과 전략적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해군을 강화하려면 조선 강국이자 동맹인 한국‧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지속해서 나온 바 있다.특히 국내 조선사 중 한화오션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앞서 이미 지난해 8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함'의 창정비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에는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의 정기 수리 사업을 따냈다.한화오션은 이와 더불어 올해 5~6척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세웠다.HD현대중공업도 올해 시범사업 형태로 최대 3척의 MRO 수주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고, 현재 미국 MRO 사업 진입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앞서 올해 신년 간담회에서 "미국 MRO 사업의 경우 다음 프로젝트는 2월에 입찰을 예상한다"라며 "올해는 2~3척의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라고 말했다.한편 미국 해군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으로 추정된다.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미국의 함정 MRO 사업 규모는 연간 20조 원 정도"라며 "관련 법령만 조금 바뀐다면 국내기업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한국 조선사 빅3 중 두 곳이 미국 방위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이번 법안 발의는 긍정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신뢰를 얻고 군함 건조 수주로 영역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