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피 4% 상승…코스닥 3% 하락반도체·자동차株 외국인 '사자'…공매도 재개 앞두고 수급 개선 기대감코스닥 시총 상위 제약·2차전지 성장주, 공매도 타깃 가능성에 투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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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트럼프(發)발 관세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말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높은 고평가 성장주 종목이 쏠린 코스닥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4.38%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3.69% 하락하면서 반대 흐름을 보였다.올해 들어 지난 2월 말까지만 해도 코스닥은 13.66% 급등하며 같은 기간 9.26% 상승한 코스피보다 상대적 강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선 달라진 모습이다.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도 최근 반도체 종목들과 자동차 업종의 강세 속에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8조672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온 덕분이다.지난 17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1조9355억원)와 SK하이닉스(347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450억원어치), 현대차(1596억원어치), 현대모비스(1040억원어치) 등 시가총액 상위권 업체가 뒤를 이었다.'5만전자'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같은 기간 12.8% 반등했다.오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온다는 데 대한 기대심리가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단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공매도 재개 시 매수(롱)·매도(쇼트) 전략을 활용하는 외국계 헤지펀드 자금이 대형주에 순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실제 과거 세 차례 공매도 금지·재개 이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시장에서 차지하는 거래 비중이 확대돼왔다.예컨대 첫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2008년 10월 1일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중 외국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공매도 금지 전 30%대에서 공매도 금지 이후 10%대로 급락했다. 이후 2009년 6월 공매도 재개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20%대를 회복했다.반면 코스닥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발목 잡힌 모습이다.공매도 재개 시 바이오, 2차전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 고평가된 성장주를 중심으로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해당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은 제약·바이오와 2차전지, 로봇주로 구성돼 있다.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은 9.27%, 2위인 에코프로비엠은 10.40% 하락했다. 시총 5위인 로봇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같은 기간 25.44% 급락했다.지난 2021년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당시에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매도 재개 첫날 시가총액 상위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5.97%)를 비롯해 셀트리온제약(-5.04%), 알테오젠(-4.34%) 등도 급락세를 맞은 바 있다.증권가에선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개별 업종과 종목별로는 차별화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주식선물이 상장돼 있지 않은 종목들과 그중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에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에 수급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면서 에코프로, HLB, 레인보우로보틱스, DB하이텍 등을 대상 종목으로 꼽았다.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오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