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만여대 캐스퍼 가솔린·전기차 생산캐스퍼 전기차 수출 비중 49%→90% 확대현대차 소형 전기 SUV 수출 전초기지 역할"물량 증대로 2교대·연간 10만대 생산 희망"존립 근거 '노사 상생모델' 지속 최대 과제
  • ▲ 캐스퍼 차량에 대한 외관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GGM
    ▲ 캐스퍼 차량에 대한 외관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GGM
    “지금 보시는 이 차가 일본으로 수출되는 ‘캐스퍼’입니다. 일본 수출용 캐스퍼는 지난주 첫 선적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막 일본에 진출한 만큼 생산량이 많진 않지만, 유럽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며 주문량을 늘려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 빛그린산업단지에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선 수출형 ‘캐스퍼 일렉트릭(EV)’ 생산이 한창이었다. 캐스퍼 EV가 유럽에 이어 올해 일본에 진출함에 따라 일본 수출형 모델인 오른쪽 핸들형 캐스퍼 EV 생산 라인에 추가됐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내려 빛그린산단까지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GGM은 완성차 공장보단 연구소에 가까운 깔끔한 외관을 자랑했다. 62.8만㎡(18.3만평)에 달하는 부지에 차체공장, 도장공장, 조립공장이 들어서 있다고 하는데, 공장을 한눈에 담기는 어려웠다.

    올해 이곳 GGM에선 가솔린 9100대와 전기차 4만7700대 등 총 5만6800대의 캐스퍼가 생산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기차 가운데선 89.9%에 달하는 4만2900대가 수출용이다. 지난해 수출 비중이 48.8%에서 급증한 수치로, 현대차 캐스퍼의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캐스퍼 EV는 2021년 9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의 전기차 모델이다. 기존 캐스퍼보다 전장은 230mm, 너비는 15mm 커져 경형에서 소형 전기 SUV로 거듭났다. 공간 효율성과 함께 배터리 성능도 업그레이드됐다. 이 차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15km에 달한다.
  • ▲ GGM에서 일본 수출용 캐스퍼 EV가 생산되고 있다. ⓒ김보배 기자
    ▲ GGM에서 일본 수출용 캐스퍼 EV가 생산되고 있다. ⓒ김보배 기자
    GGM 관계자는 “캐스퍼 가솔린은 국내에서만 판매되는 반면 전기차는 지난해 유럽에 ‘인스터(Inster)’란 현지명으로 수출을 시작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대차의 브랜드 신뢰도와 2만 유로대의 합리적인 가격, 최대 355km에 달하는 주행거리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GGM은 현대차의 경형 캐스퍼와 소형 전기 SUV 모델 전량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법인 출범을 출범해 2019년 말 공장 기공식을 열었고 2021년 준공, 그해 9월 경형 캐스퍼 가솔린 모델 1호차가 탄생했다.

    이후 2021년 1만2353대를 시작으로 2022년 5만대, 2023년 4만5000대 등 3년간 누적 10만7535대의 경형 캐스퍼 가솔린 모델이 GGM에서 만들어졌다. 지난해엔 전기차 모델이 더해지며 가솔린 3만1233대, 전기차 2만1796대 등 총 5만3029대의 캐스퍼가 생산됐다.

    공장은 2교대 기준 연산 10만대 생산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1교대로 돌아가며 연 5만여대의 캐스퍼를 생산한다. 생산능력의 절반만 가동 중인 셈으로, GGM의 직원들은 캐스퍼 주문량이 늘어 인력을 더 채용하고, 2교대로 공장이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다.

    차체, 도장, 조립공장 가운데 직원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곳은 조립공장으로 19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차체공장은 자동용접 로봇 122대와 무인운송장비(AGV)들이 사람을 대신해 무겁고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고, 도장공장도 자동 페인트 로봇 49대를 갖춰 높은 자동화율을 갖췄다.

    GGM 관계자는 “GGM은 국내 자동차 공장 중에서도 공정 자동화율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며 인력 채용에 주력하는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며 “지난해 GGM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맞춰 지역인재 46명을 신규 채용하며 직접고용 인원이 700명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 ▲ GGM 차체공장에서 로봇들이 작업하고 있다. ⓒ김보배 기자
    ▲ GGM 차체공장에서 로봇들이 작업하고 있다. ⓒ김보배 기자
    실제 GGM은 ‘광주형 일자리’라는 노사 상생형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전체 90% 이상의 인력을 충원하며, 지역 협력사와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지역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와 소비 촉진에 따른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GGM이 지역의 취업 절벽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올 3월에도 퇴직 인원 보충과 일본 수출차 양산을 위한 33명의 인력 충원에 867명이 몰리며 지역 일자리로서 인기를 증명했다. 평균 경쟁률은 26.1대 1을 기록했다.

    GGM에도 고민은 있다. 지역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선 현재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주문량을 더 늘리고, 지속 성장 구도를 갖춰야 한다. GGM의 존립 근거인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의 준수가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GGM은 2019년 출범 당시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를 통해 노사 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누적 35만대 생산 시점까지 상생협의회에서 노동 조건을 협의한다는 약속을 전제로 출발했다. 이를 믿고 광주시는 보조금과 인센티브, 현대차는 생산위탁을, 금융권은 대출을 지원해 GGM이 탄생했다.

    국내 첫 노사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주목받았던 GGM은 지난해 노조 출범과 민주노총 가입 등에 설립 목적이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 들어 노조는 임금 인상안 등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으며 최근까지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GGM 관계자는 “현재 주간 1교대에 단일차종 생산에 따른 반쪽 가동으로 공장의 안정적 운영에 한계를 겪고 있다”며 “누적 35만대 생산 달성과 2교대 운영, 다양한 차종 생산 등으로 안정성과 지속성 확보가 절실하다. 회사는 노조와 교섭 노력을 지속하면서 GGM의 상생모델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