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원가 비중 92% 육박중국발 가격 경쟁에 수익성 역행한국 → 베트남 … 생산거점 시프트
  • ▲ LG이노텍 마곡 본사 ⓒLG이노텍
    ▲ LG이노텍 마곡 본사 ⓒLG이노텍
    LG이노텍의 매출 원가 비중이 매년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낸 LG이노텍은 92%에 이르는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됐다. LG이노텍은 올해 상반기 중 베트남 공장 증설을 마치고 생산 시설 일부를 이전해 원가 혁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28일 LG이노텍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 대비 원가 비중은 91.77%를 기록했다. 매출 원가는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의 구매 비용이나 자재 값 등이 포함되는데 LG이노텍의 경우 경쟁 심화로 인한 판가 인하 압력이 더해지며 부담이 가중됐다.

    LG이노텍의 원가 비중은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0년 86.48%였던 LG이노텍의 매출 원가 비중은 2021년 85.74%, 2022년 87.88%, 2023년 90.9%로 매년 올랐다.

    원가 부담이 커진 탓에 LG이노텍의 수익성도 역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21조200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06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이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취임 이후 원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을 내는 광학 솔루션 사업의 애플 의존도를 탈피하고, 전장 부품 및 기판 소재 등 새로운 먹거리를 키우겠단 계획이다. 

    특히 LG이노텍은 현재 구미, 파주에 집중돼 있는 카메라 모듈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2023년 베트남 하이퐁 생산 법인 증설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었으나 올해 6월로 준공 시점이 연기됐다. 

    이 증설 투자로 LG이노텍의 베트남 카메라 모듈 생산 능력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고부가 카메라 모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범용 카메라 모듈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이원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이에 LG이노텍은 매달 3개월 치 자금 계획을 수립하며 해외 생산 법인 투자에 차질이 없도록 집중하고 있다. 실제 LG이노텍은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에 대비해 지난해 선제적으로 회사채를 발행, 3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재무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 덕에 LG이노텍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3%, 순차입금 비율 25%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부품 사업 특성 상 생산 원가 비중이 높지만 매년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미정이나 (투자를 예정대로 마치기 위해) 자금 계획 수립, 선제적인 재무건전성 관리 등 여러 방면에서 힘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