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 경쟁적으로 신제품 출시국내 업체들, 상대적으로 잠잠한 행보"中, 폄하보다 무서워해야 할 대상"일각서 국내 브랜드의 반격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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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중국 브랜드들이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재홍 기자
로보락 등 중국 브랜드들이 앞다퉈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로봇청소기=중국 브랜드’라는 인식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자칫 국내 업체들이 들러리를 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 브랜드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로보락은 올해 2월 말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9 MaxV Ultra’와 ‘S9 MaxV Slim’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1위 수성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로보락의 시장점유율은 40% 중후반대로 추정된다.최근에는 보급형 라인업인 Q시리즈의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Q시리즈는 ▲Qrevo EdgeC ▲Qrevo C ▲Qrevo L ▲Q8 ▲Q8+ ▲Q8 Max Pro+ 등 6종이다.아울러 세계 최초로 5축 접이식 기계식 로봇팔을 탑재한 ‘Saros Z70’ 제품은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에코백스는 올해 2월 초 4세대 물걸레 시스템 ‘오즈모 룰러’를 탑재한 신제품 ‘디봇 X8 프로 옴니’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창문청소 로봇인 ‘윈봇 미니’를 공개하면서 라인업을 확대했다.드리미도 중고급 라인업인 L시리즈의 2025년 신규 모델 ‘L40S 프로 울트라’를 출시하는 등 중국 브랜드의 공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
- ▲ 롯데하이마트가 진행했던 '로봇청소기 페스타' 모습. ⓒ롯데하이마트
반면, 국내 업체들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만 지난달 28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2025년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인 ‘비스포크 AI 스팀’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올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중국의 강세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로봇청소기 판도는 로보락, 에코백스가 주도해왔다. 2024년에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기준 로보락이 판매량 점유율(16.0%), 매출액 점유율(22.3%) 모두 글로벌 1위에 올랐다.2024 IFA(독일), 2025 CES(미국) 등 글로벌 IT·가전 전시회에서도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일각에서는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또한 올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AWE 2025’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수장이 처음으로 방문하기도 했다.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CES 20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중국의 위협에 대해 인식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고 답변한 바 있다. 지난해 IFA 2024에서도 “중국 기업은 폄하 대상이 아니라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고 답변했다.국내 업체들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만 로봇청소기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하지 못하면서 진입 시점을 실기(失期)한 점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
- ▲ 한 매장에서 로봇청소기 제품들이 전시된 모습. ⓒ김재홍 기자
실제로 기자가 가전 매장 몇 군데를 방문한 결과 “로보락이나 드리미 등 중국 제품이 많이 팔린다”면서 “로봇청소기 제품에서는 중국 이미지가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또한 국내 로봇청소기 커뮤니티에서도 국내 브랜드 제품보다 중국 브랜드 제품을 권하는 사례가 많았다. 심지어 주요 로봇청소기 제품을 비교하는 표에서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나르왈 등 중국 브랜드는 포함됐지만 삼성, LG 등 국내 브랜드가 제외되는 추세도 나타났다.자칫하면 국내 브랜드는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들러리 혹은 ‘아오안(아웃 오브 안중·안중에도 없다는 의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한편, 국내 브랜드가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최근 논란이 된 ‘보안’ 이슈가 중국 브랜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LG가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점유율이 좁혀질 수 있다”면서 “보안이나 AS 등에서 국내 업체들이 앞선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