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 관세 부과 임박 … 트럼프 반도체 콕 찍어칩스법 번복 움직임도 … K-반도체 경쟁력 약화 자명삼성전자-SK하이닉스 진행 중 미국 팹 투자 속도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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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또 한번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미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에 들어간 기업들은 품목 관세를 계기로 팹 건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는 대통령전용기에서 취재진들에게 "반도체도 매우 조만간 관세부과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지금은 의약품 분야를 살펴보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 별도의 카테고리"라고 말했다.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와 일부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품목별 관세가 반도체와 의약품, 목재 등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날에는 전 세계 국가에 최소 1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에는 25%의 관세율을 확정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후보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에 대해 미국이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왔다. 전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에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시설과 투자를 유치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지급하는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을 만들어 해당 기업에 보조금 규모까지 확정했지만 이마저도 번복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나타내고 있다.이번 반도체 품목관세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유수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생산공장을 신설하겠다고 선언하고 이 약속의 상당 부분을 이미 이행 중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들기업이 미국에서의 반도체 생산 비중을 더 높이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트럼프 정부가 반도체에 얼마 수준의 품목 관세를 책정할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지만 어쨋든 국내에서 생산된 반도체가 미국으로 넘어가면 관세 탓에 가격 경쟁력을 잃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자동차의 경우처럼 품목 관세 적용을 받으면 상호관세에선 제외된다는 조건이 똑같이 붙는다면 그나마 낫지만 상호관세와 품목 관세 둘 다 적용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이런 상황 탓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생산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새로 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지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신설 중인데 이미 운영하고 있는 오스틴 공장과 더불어 미국 공장 생산능력을 제품 포트폴리오와 양산 시점에 맞춰 재분배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정부가 삼성에 추가적으로 공장을 더 지을 것을 압박할 수도 있다. 삼성 파운드리가 최근 경영 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국 공장까지 풀 가동하기엔 고객사 오더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 신공장 가동 시점이 점차 뒤로 밀리고 있는데, 이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많은 생산능력이 확보돼야 하는 메모리 제조 공장까지 미국에 두는 안을 거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SK하이닉스는 아직 신공장 부지 선정 단계에 있어 현지 공장 운영 전략을 유연하게 적용할 여지가 있는 편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해 AI(인공지능)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신설하는데 아직은 착공 전이다.양사 모두 AI 고객사들이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만큼 반도체 품목 관세율에 따라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AI 수요용 고부가 제품 제조를 미국으로 넘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것이야 말로 트럼프 정부가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다만 당초 HBM용 패키징 라인 건설을 목표로 한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삼성은 파운드리용으로 건설 중인 라인 일부를 개조하거나 아예 AI 반도체용 라인을 신설해야 하는 상황이라 양사가 완전히 셈법이 다르다는 점도 지적된다.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다른 품목과 달리 반도체의 중요성을 높게 인지하고 있어 자동차보다는 유리한 관세 적용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대미 투자를 늘린 대만 TSMC의 선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반도체 품목 관세로 삼성과 SK를 압박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