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9일 발효 예정…베트남 공장 둔 부품업체 '비상'"가격 하락압박 직면"…관세 낮은 지역에 고객사 이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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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베트남 현지에 주요 생산기를 두고 있는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세트(완제품)업체의 관세 부담이 부품 단가 인하 압력과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고객사들이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의 경쟁 업체로 옮겨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오는 9일 발효될 예정이다. 특히 인건비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베트남은 46%라는 높은 수준의 관세율이 책정됐다.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스마트폰 업계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곳에서만 연간 1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생산된다. 삼성전자의 나머지 스마트폰 물량은 인도, 인도네시아, 국내의 경북 구미 공장 등에서 생산한다.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부터 미국 빅테크 기업 AMD에 공급할 FC-BGA 양산에 착수하며 베트남 공장 가동에 한창이다. 다만 상호관세로 신규 고객들이 베트남발 물량을 받는데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어 추가 수주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LG도 베트남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고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생산법인을 베트남에 두고 있다. LG전자는 TV, 가전 등을 주로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넘기지만 베트남에서도 가전 일부 물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선 폭증한 관세 탓에 세트업체들이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의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소비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한다.결과적으로 최종 제품 출하량이 줄고 이는 부품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부품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는 항상 있었지만 이번 상호관세 발표로 세트업체들의 '가격 후려치기'가 심화할 수 있다"며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아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완제품 가격 인상이나 부품가 인하 압박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국내를 비롯한 관세가 낮은 지역으로 옮겨 오는 게 현실적 대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