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단위 대리점 방문 다수, 번호이동 시장 보조금 경쟁 치열‘차비폰’ 된 갤럭시 S25, 보조금 정책 오전·오후 변화무쌍단속 강화로 리베이트 규모 축소, SKT 가입자 이탈 가속
-
-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SK텔레콤의 서버 해킹 피해로 가입자 유심 정보가 탈취되면서 때아닌 번호이동 유치 경쟁이 벌어졌다. 하루에 수만명씩 SK텔레콤 가입자가 타 통신사로 옮기면서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불법보조금도 덩달아 성행하고 있다.지난달 30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를 찾았다. 평일 오후 시간대인데도 가족 단위로 온 고객들이 대리점마다 눈에 띄었다.앞서 유심 무상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과 29일 이틀간 7만명이 넘는 SK텔레콤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탈취된 유심 정보를 활용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제때 유심 교체를 하지 못한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옮기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옮긴 고객은 23만6901명이다.집단 상가를 찾은 고객들은 유심 교체를 원하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40대 남성 A씨는 “유심을 언제 바꿀 수 있을지 모르는데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결합 할인이 있어서 이참에 다 같이 옮기려고 가족들과 함께 오게 됐다”고 말했다.대리점마다 갤럭시 S25 관련 내용을 작성한 플래카드가 다수 붙어있었다. 특히 ‘S25 특가’, ‘S25 대란’ 등 자극적인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대리점에서는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원하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을 현혹시키는 조건을 내걸었다. 갤럭시 S25 256GB 모델은 공짜폰을 넘어 ‘차비폰’이 돼있었다. LG유플러스로 옮길 때 월 10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하는 조건에 부가서비스가 붙지만, 현금 35만원을 챙겨준다는 것이다.판매자들은 현금 리베이트를 갑작스러운 번호이동으로 약정 할인에 대한 위약금 부담이 큰 가입자들을 공략하는 데 활용했다. 대리점 판매자 B씨는 “며칠 전에 판매하던 조건과 비교하면 정책이 최소 20~30만원은 더 나오고 있다”며 “이 정도면 위약금을 대부분 커버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갤럭시 S25 256GB 출고가는 115만5000원으로, 통신사에서 지원하는 공시지원금은 최대 50만원이다. 추가 지원금을 제외하더라도 80만~90만원이 불법보조금으로 나오는 셈이다. 갤럭시 S25 울트라 256GB 모델도 30만원 후반대에 구매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집단상가 특성상 대동소이한 보조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부 대리점은 출혈경쟁도 서슴지 않았다. 다른 대리점에서 제시받은 금액을 언급하자 가족들이 다 같이 계약하는 조건으로 5만원을 추가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현금 완납 기준인 전체 가격에서 십 만원 단위 이하는 빼주겠다는 것이다.번호이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 장려금 정책은 통신사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양상이다. 대리점 판매자 C씨는 “갑작스럽게 번호이동 가입자들이 몰리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정책 변경 공지가 뜬다”며 “번호이동 시장이 축소된 이후 이 정도로 변화무쌍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다만 날짜가 5월로 바뀌고, 정부에서 불법보조금 살포를 겨냥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보조금 규모는 금새 줄어든 모습이다. 대리점에서 배포한 1일자 가격표에는 갤럭시 S25 256GB 기준 현금 리베이트가 17만원으로, 하루 만에 10만원 넘게 축소됐다.한편,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보조금 맞불을 놓으면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하는 사례도 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에게 신규 가입자 모집과 번호이동을 중단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린 것은 본사가 관리하는 T월드 매장이 유심 교체 등 고객 불편해소에 집중하라는 취지다. 대리점 등 판매점을 통해서는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