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감소에 메모리 빅3 단종 수순손 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내년 마무리대만 난야-윈본드 남아 中 저가공세 맞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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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CXMT의 DDR4 제품 이미지 ⓒCXMT
메모리 반도체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DDR4 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3사가 모두 떠난 시장에서 대만업체들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DDR4에 대한 수요가 남아있는 시장에서 대만업체들이 당분간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대응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가 모두 DDR4 시장을 떠나면서 그 빈자리를 난야테크놀로지(이하 난야)와 윈본드 등 대만업체들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우선 가장 먼저 DDR4 단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메모리 1위 삼성전자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올 연말까지 DDR4 모듈 생산 관련 모든 일정을 종료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이 이미 지난달 1z 공정 기반 8Gb LPDDR4 제품 생산을 종료했고 다음달 중에는 DDR4 메모리 칩에 대한 최종 주문을 받은 후에 오는 12월 초중순 경에는 DDR4 모듈의 최종 출하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마이크론도 삼성과 비슷한 일정으로 DDR4 시장을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론도 최근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고 엔비디아 공급망에 올랐을 정도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AI시장을 겨냥한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만큼의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DDR4 같은 구형 제품 생산을 더 빨리 끝내야만 차세대 제품으로 옮겨갈 수 있는 구조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SK하이닉스는 3사 중에선 가장 마지막까지 DDR4 생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종료 시점은 내년 2분기가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올 10월 경엔 DDR4에 대한 최종 주문을 마감한 이후 내년 4월 경엔 최종 출하를 마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주요 제조사들이 떠난 자리는 중소형 D램 제조사들이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곳들이 대만의 난야와 윈본드다. 난야는 지난 2023년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2%를, 윈본드는 약 0.4%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DDR4를 포함한 소비자용 D램과 산업용, 자동차용 D램 분야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메모리 빅3가 DDR4 대신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집중을 택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DDR4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다수의 PC 기업들이 아직 DDR5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데다 비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PC방 등의 상업용 PC 시장에서도 DDR4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도 DDR5 대신 비용이 저렴한 DDR4를 선호하는 수요는 존재한다. 수명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산업 장비나 의료, 군사용 장비 시장에서도 DDR4를 지속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당분간은 DDR4에서 충분히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아직은 가격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신흥국도 DDR4의 주요 시장이다.문제는 메모리 3사가 떠난 DDR4 시장을 창신메모리(CXMT)가 저가격을 무기로 무섭게 점령하고 있다는 점이다. 3사가 DDR4 시장을 떠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이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CXMT는 DDR4 생산량을 월 20만 장으로 확대했고 덕분에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0%까지 빠르게 올렸다.CXMT는 지난해 DDR4 가격을 경쟁사 대비 절반에 불과한 수준으로 내놓으며 시장을 뒤집어놨다. 최근에는 빅3가 생산량을 줄이면서 수요와 공급이 안정세를 찾아 DDR4 가격이 인상되는 분위기에 있는데 CXMT도 이에 맞춰 조금씩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태이긴하다.하지만 언제라도 CXMT가 가격과 물량 공세에 나서 시장을 완전히 점령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대만업체들은 DDR4에 회사의 명운이 걸린 상황이라 당분간은 중국업체들과의 출혈경쟁에 나서더라도 DDR4 시장에서 맞설 것으로 관측되며 빅3가 떠난 시장에서의 반사이익을 얻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