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장 생체이식 성공률 95% 이상 … 부작용 희박 '이식 활성화' 필요“살아 있는 가족이 간이나 신장을 준다는데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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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대병원
    "살아 있는 가족이 간이나 신장을 준다는데 괜찮을까요?"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흔히 나오는 질문이다. 실제 장기기증에 앞서 환자와 가족들은 막연한 두려움과 잘못된 인식으로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체 간과 신장 이식은 성공률이 매우 높고 기증자에게 남는 부작용도 극히 드물다"며 적극적인 치료 접근을 권한다.

    2년 전 간암 판정을 받은 71세 권모 씨는 절제 수술 후 반복된 재발로 결국 간이식을 권유받았다. 아들이 생체 간이식을 제안했지만, 권 씨는 끝내 아들의 기증을 거절하고 있다. 기증자에게 무리가 갈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 전체의 60~70%를 절제하더라도 수개월 내에 원상 회복이 가능하다. 

    14일 중앙대학교병원 서석원 장기이식센터장(간담췌외과 교수)은 "우리나라에서 생체 간이식은 전체 간이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10대 병원의 성공률은 평균 97.6%에 달할 만큼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혈액형이 다른 경우에도 이식이 가능하다. 간 이식 수술 전 항체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 투여와 혈장교환술을 통해 면역학적 부작용 없이 수술이 진행되며 실제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도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 교수는 "간 기증 후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전체의 1%도 되지 않으며, 국내에서 간 기증 후 장애가 남거나 사망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분한 사전검사를 통해 기증 적합 판정을 받았다면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뿐만 아니라 신장이식도 생체 기증이 가능하다. 신장은 두 개가 있어 하나를 기증하고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권소이 교수는 "신장이식을 받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생존율은 80~90%로, 혈액투석 환자보다 현저히 높다"며 "삶의 질 개선 효과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장이식의 약 60.7%는 생체 기증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혈액형이 맞지 않아도 항체 제거 치료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은 평균 3~4시간가량 소요되며, 기증자는 대부분 수술 후 3일 이내 퇴원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이식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환자와 가족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며 "생체 이식은 환자에게 단순한 연명이 아닌, 건강한 삶으로의 회복을 의미하는 희망의 치료"라고 강조했다.

    장기이식은 단순히 수술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기 부족, 기증자에 대한 오해, 의료적 불안감이 여전히 장기이식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체 이식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으로 정확한 정보와 긍정적인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