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룹 동아시아 최대 프로젝트로 관세 압박에 유화적 제스처무역 마찰 해소 일환으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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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베트남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2조 원대 골프장·호텔 개발 사업을 공식 승인했다. 미국이 베트남을 초고율 관세 대상국으로 지목하고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하는 가운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유화적 제스처로 읽힌다.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쩐 홍 하 베트남 부총리는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과 현지 부동산 개발사 킨박시티(KBC)가 추진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해당 사업은 하노이 인근 흥옌성 일대에 18홀 골프장 3개소와 고급 주거단지, 상업시설, 공원 등을 포함하는 도시형 개발로 총 사업비는 약 15억달러(한화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그룹의 동아시아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사업 컨소시엄은 올해 중 착공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베트남 남부 호치민 인근 지역에도 추가 골프장 또는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업 승인은 베트남이 미국과 무역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친트럼프 성향의 프로젝트를 공식화함으로써 미국 행정부와의 교섭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베트남의 투자환경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문제 삼아 고율의 상호관세(최대 46%)를 경고해 왔다. 미국 측은 "현재 수준의 대(對)베트남 무역적자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지난해 베트남은 미국과의 상품무역에서 역대 최대인 1235억 달러(약 173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올해 1분기에도 365억 달러(약 51조 원)의 무역흑자를 냈으며, 특히 3월에는 미국의 관세 시행 가능성에 대비해 기업들이 수출을 서두르면서 월간 기준 최대인 13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지난 15일 까오 아인 뚜언 베트남 재무부 차관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국제차관보 대행을 만나 양국 간 무역균형 조정을 논의했다.뚜언 차관은 "미국산 첨단기술 제품의 수입 확대 의지를 밝히며, 베트남 내 수요가 높은 에너지, 항공, 기계·장비, 농산물 분야의 미국 상품 수입을 원활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