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탓에 유통 가격 상승 예고됐는데 기업 탓연준에는 거듭 '금리 인하' 결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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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를 향해 "관세를 핑계 삼지 말고 가격 인상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자신이 주도한 고율 관세 정책의 여파로 유통 가격 상승이 예고된 것인데 기업 탓을 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월마트를 동시에 겨냥했다.그는 "월마트는 작년에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며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가격 인상을 멈추라. 내가 보고 있고 소비자들도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이어 "관세를 핑계 삼아 체인 전반의 가격을 올리려는 시도를 멈추라"며 "중국에서 수입하는 업체들과 협상해서 관세 부담을 흡수하는 쪽을 택하라"고 말했다.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만큼 가격 인상을 하는 방안을 택하지 말고 중국 측 수출 업체와 월마트의 이익을 줄이는 길을 택하라는 압박이다.이는 월마트가 관세를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데 대한 노골적 비난으로 읽힌다. 트럼프식 보호무역정책의 부담을 민간 기업에 떠넘기는 형국이다.앞서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미국의 관세는 지나치게 높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부터 일부 품목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정책에 대한 내부 비판이나 조정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은 채 월마트와 연준을 겨냥했다.그는 "(연준 파월 의장을 향해)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연준이 일찌감치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리를 지금 당장 내려야 한다"며 "너무 늦은 걸로 역대급인 파월은 또 놓칠 것"이라고 비꼬았다.연준은 지난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의 FOMC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