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지난 4월 기준 42.5조원 … 다시 증가세로대출자 상환능력 저하, 연체율·대손비용 증가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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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론(신용카드 장기대출) 잔액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생활자금 등 수요가 늘어난 데다 카드업계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카드론 확대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탓이다.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2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지난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뒤 3월엔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한 달 사이 1285억원 늘어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카드업계는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압박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이에 신용판매보다 마진이 큰 카드론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경기 부진으로 대출자의 상환여력이 계속 나빠져 카드론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카드업계가 고금리여도 카드론 이용 증가세를 마냥 달가워할 수 이유는 연체율 상승과 실적 부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예컨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357억원,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7%, 39.3% 줄었는데, 두 카드사의 실적 부진은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입액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신한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61%로 지난 2015년 3분기(1.68%) 이래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대손충당금 역시 2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KB국민카드도 연체율은 신한카드와 동일한 1.61%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승폭(0.30%포인트)이 더욱 커졌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전월 대비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은 분기 말 카드사의 부실채권 상각으로 3월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잔액이 늘어났지만 증가폭 자체는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가폭이 크지 않은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각 카드사의 연체율 관리 등 노력 때문"이라고 부연했다.그러면서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신용판매 수익성 악화,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카드론 대출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카드론을 줄이려면 결국 수익성을 더 낼 수 있는 본업을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