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외인 순매수 1위 SK하이닉스…1조4471억원어치 사들여삼성전자는 전달 3조원 '팔자' 이어 순매도 1위 "하이닉스, HBM 경쟁력에 실적 차별화 기대"…긍정 전망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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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이달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가 이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판단에서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1조4471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전달 2조6206억원어치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뚜렷이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외국인들의 '사자'세는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다. 순매수 상위 2위 종목인 두산에너빌리티(3851억원) 순매수 규모의 4배에 가깝다.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SK하이닉스 순매수 규모는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3531억원), HD현대일렉트릭(2261억원), 에이피알(1800억원), 삼양식품(1493억원), LIG넥스원(1477억원) 등 상위 2~7위 종목 순매수액을 모두 합친 수준이다.반면 삼성전자는 팔아치우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같은 기간 997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달 2조7761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운데 이어 이달 역시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외국인들의 투심이 엇갈린 가운데 이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12.67%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2.34% 하락했다.최근 엔비디아가 AI 칩 대규모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은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차세대 HBM 신제품인 HBM4 샘플을 공급했고,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반면 삼성전자가 2분기 내 엔비디아 공급망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 기술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5'에서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젠슨 황 CEO는 행사에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HBM4(6세대 제품)를 잘 지원해달라"면서 HBM4 샘플에 대해선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시장에선 HBM4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HBM4가 주류로 부상하면서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 선두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총 출하량이 300억기가비트(Gb)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HBM4는 생산량 증가에 따라 내년 하반기 5세대 HBM인 'HBM3E'를 밀어내고 주류가 된다는 전망이다.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는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1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올해 우호적인 실적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앞서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HBM 등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9% 증가한 17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57.8% 급증한 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각각 2.3%, 12.8% 넘어서는 수치다.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3e 12단 출하량 확대와 관세 우려에 따른 일부 선구매 수요로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분기 증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SK하이닉스는 HBM 기술 경쟁력에 따른 실적 방어로 미국 관세 정책 여파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지난 반도체업권 다운사이클에서도 HBM 효과를 기반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한 실적을 입증했다"며 "관세가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 요인이지만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에 대해 리포트를 낸 증권사 6곳 중 대신증권과 iM증권 두 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는 2025회계연도 예상 BPS(순자산가치) 대비 1.2배 수준으로 최근 상향 조정된 PBR(주가순자산비율) 밴드인 1.4~2.4배를 밑돌고 있다"며 "AI 투자 흐름 둔화와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주가가 낮을 때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