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생존자는 발생률 2배 … 퇴원 후 3개월이 중요 서울아산병원, 환자 3만3000명 대상 1년 추적 조사 발표
  • ▲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김상민 교수. ⓒ서울아산병원
    ▲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김상민 교수. ⓒ서울아산병원
    병원 밖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심정지(Out-of-Hospital Cardiac Arrest, OHCA)로 입원 치료를 받고 생존한 환자 10명 중 4명이 퇴원 후 1년 이내에 주요 심혈관 질환으로 재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퇴원 직후 3개월은 뇌졸중과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의 시기’로, 생존자에 대한 집중적 사후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김상민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3만2497명을 대상으로 퇴원 이후 1년 동안의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41.6%인 1만3527명이 다시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사망 27.2% ▲심부전 10.8% ▲뇌졸중 10.4% ▲급성관상동맥증후군·허혈성 심장질환 5.4%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사건의 절반 이상(57.4%)이 퇴원 후 3개월 이내 발생해, 회복 초기의 집중 관리 중요성이 부각됐다.

    김원영 교수는 "심정지는 단순한 ‘한 번의 사고’가 아니라, 이후 심장기능 저하나 뇌 손상 등 전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남기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퇴원 이후에도 정기적인 심장 검진과 재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 및 여성 환자에서 위험은 더 높았다. 65세 이상 생존자의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55.5%로, 65세 미만(29.3%)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여성 생존자 역시 45.8%가 재입원이나 심혈관 질환을 겪어, 남성 생존자(39.5%)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 대부분이 기존 만성질환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심정지 자체만으로도 심장과 뇌, 혈관에 광범위한 손상을 유발해 1년 내 재입원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의 심혈관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심정지를 이겨냈다고 해서 회복이 끝난 것이 아니다. 고령이 아니더라도 퇴원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철저한 관찰과 재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며 "심정지를 생존한 모든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보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