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까지 안정적이던 이동통신 시장, SKT 사태 이후 급변KT·LGU+, 적극적 번호이동 전략에 SKT 가입자 40만 감소SKT 신규가입 풀린 이후 단통법 폐지에 과열 경쟁 예고
  • ▲ 지난 4월 SK텔레콤 해킹 사건 이후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선 가입자들.ⓒ뉴데일리DB
    ▲ 지난 4월 SK텔레콤 해킹 사건 이후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선 가입자들.ⓒ뉴데일리DB
     “현재 시장은 단통법 도입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체적인 시장 환경이 안정되고 작아졌습니다.”

    한 이동통신사가 연초 실적발표 과정에서 언급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폐지에 대한 전망이다. 이런 연초의 차분한 분위기는 최근 SK텔레콤의 사이버침해 사건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SKT가 정부의 행정지도로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 가입자를 뺐고 뺐기는 출혈 경쟁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본게임은 SKT의 신규 가입이 재개되고 단통법이 폐지되는 7월 이후에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이동통신 시장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2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선 유통점에서는 치열한 국지전이 오가는 중이다. 

    한 통신사에서 유통점에 보조금 인상 공지를 내리면 30분 뒤, 경쟁사에서 ‘경쟁사 대응 정책’이라며 추가 보조금 공지를 내려 보내는 식이다. 결과적으로는 파격적인 보조금 경쟁이 이뤄지는 중이다.

    이번 경쟁이 촉발된 것은 SKT가 해킹 사고로 유심 정보가 유출되면서 촉발됐다. 가입자에게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심 재고가 부족해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리점에 신규가입을 중단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는 KT와 LG유플러스에 기회가 됐다. 막대한 번호이동 보조금을 풀면서 SKT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SKT는 해킹 사태 이후 한달 동안 가입자 40만명이 순감했다. 결국 SKT가 보조금에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이통3사의 시장 전반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만 아직 본게임은 시작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T의 대리점에선 여전히 신규가입이 중단 돼 있다. 유통점에서는 SKT 신규가입이 가능하지만 유심 물량이 모두 유심 교체에 동원되고 있어 이심(eSIM)만을 제공 중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55일 앞으로 다가온 단통법 폐지 이후를 예의주시 중이다. SKT의 신규가입 재개는 유심 교체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6월 이후로 전망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단통법 폐지는 다음 22일로 예정돼 있다.

    이미 4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빼앗긴 SKT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KT의 하루 평균 가입자 순감이 100명 내외라고 봤을 때, 이번 해킹 사고 이후 약 10년치 가입자를 놓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가입자가 한정된 이동통신 특성상 특정 회사가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근 SKT 해킹 사태에 따른 가입자 변동으로 인해 단통법 폐지 이후 과열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