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거래일 증시 하락률 상위 20개 중 11개 정치테마주평화홀딩스 -44%·넥스트아이-36%·상지건설 -23% '급락' 대선 전날도 약세 흐름 지속…"투자자 지속적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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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대통령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간 급등했던 정치 테마주들이 힘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시장은 이미 대선을 재료 소멸로 인식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그간 '묻지마' 투자로 테마주 변동성에 몸을 실었던 개미 투자자들도 손실로 울상 짓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 20위 종목 중 11개 종목이 정치테마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테마주인 평화홀딩스는 최근 5거래일간 44.25% 급락하면서 하락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화홀딩스는 김종석 회장이 김 후보와 같은 경주 김씨고, 계열사 피엔디티 자동차부품 공장이 김 후보 출생지인 경북 영천에 있다는 배경으로 테마주로 엮인다.

    다른 김 후보 테마주인 평화산업(-27.68%), 대영포장(-16.31%) 역시도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는 넥스트아이(-36.46%), 삼보산업(-28.05%), 윌비스(-21.05%)도 하락률 상위권에 올랐다. 

    넥스트아이와 삼보산업은 이준석 의원 아버지가 감사위원 또는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것을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된다. 

    여론조사 대선 지지율 1위로 정치테마주 가운데 가장 상승세가 뚜렷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테마주도 내림세를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이 후보 관련한 인맥주를 비롯해 세종시 이전, 저출산 등 정책 수혜 기대감에 올랐던 정책주들도 함께 동반 약세다. 

    에르코스(-28.43%), 상지건설(-22.89%), 에코아이(-17.65%), 오리엔트바이오(-12.80%), 형지I&C(-12.74%), 제이준코스메틱(-12.56%), 이스타코(-10.98%) 등 이재명 후보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주간 하락률 상위에 대거 포함됐다. 

    상지건설은 과거 이재명 대선 후보와 가까운 인사가 경영에 참여했던 이력으로, 에르코스는 이재명 후보의 저출생 대책 공약과 연관된 기업으로 거론되며 테마주로 분류됐다.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도 정치테마주들은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2일 오전 10시40분 현재도 평화홀딩스(-5.03%), 삼보산업(-4.40%), 형지I&C(-3.05%), 형지글로벌(-3.93%)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의 대표 테마주들은 약세 흐름이다.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이미 시장은 재료 소멸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치 테마주는 기업 펀더멘탈 기반이 아닌 단기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재료가 소멸하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최근 두 달여간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정치 테마주들의 폭등세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지난 4월 4일부터 5월 28일까지 약 두 달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66개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개)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해당 기간 중 가장 극심한 등락을 보인 종목은 ▲상지건설(812%) ▲포바이포(582%) ▲에르코스(305%) ▲시공테크(266%) 등으로, 이들 모두 대선 국면에서 관심을 끈 정치 테마주다.

    상지건설 주가는 두 달 만에 8배 이상 치솟았고, 에르코스는 뚜렷한 실적 변화 없이 300% 이상 주가가 올랐다.

    해당 기간 코스피 지수는 7.37% 상승했는데, 주요 정치 테마주 종목들이 지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던 건 개인 투자자들은 테마주 급등 장세에 적극적으로 올라탄 영향이 크다.

    지난달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 잔액 비율 상위 1~5위 종목 중 에이텍(9.02%)은, 아가방컴퍼니(8.64%) 등 4곳이 이재명 후보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등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였다.

    금융당국도 특별단속반을 확대 운영, 정치테마주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단속에 나섰지만 과열 현상은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과거 정치 테마주들의 운명을 보더라도 그 끝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테마주의 거품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과거 제16~19대 대통령 선거 시점 정치 테마주 현상을 분석한 결과, 선거 기간 이례적 가격 급등이 있었던 정치 테마주의 평균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은 선거 직전과 직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결과적으로 성과가 저조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주식들은 선거 기간 동안 정상 수익률에 비해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급등하는 경우가 빈번히 관측되고 있으며 선거 전후로는 급락했다"며 "정치 테마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