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첫날 코스피 2760선 강세증권·신재생에너지 등 정책 수혜 기대감 확산증권가 "하반기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 기대…증시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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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현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한 첫날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했다.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그간 대선 과정에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시장에는 하반기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새 정부 출범 첫날 코스피 연고점 돌파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4일 코스피는 상승하고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63.59포인트(2.36%) 오른 2762.77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5월29일(2720.64포인트) 연고점을 돌파한 수치다.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8.95포인트(1.44%) 오른 2737.92에 개장 후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외국인은 4005억원, 기관은 2013억원 순매수하며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5955억원 순매도 중이다.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도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1.67%), SK하이닉스(5.78%), LG에너지솔루션(2.64%), KB금융(4.10%), 현대차(0.92%), 셀트리온(0.25%) 등이 상승 중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0.1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8%), HD현대중공업(-2.34%)은 약세다.코스닥도 전날 대비 8.82포인트(1.19%) 상승한 749.04를 가리키고 있다. 기관은 962억원, 외국인은 933억원 각각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1827억원 순매도 중이다.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도 대부분 상승세다. 알테오젠(8.29%), 에코프로비엠(4.72%), 에코프로(6.65%), 레인보우로보틱스(6.32%), 파마리서치(2.43%), 휴젤(1.19%), 클래시스(0.69%) 등은 오르고 있다. HLB(-0.57%), 리가켐바이오(-4.62%), 펩트론(-30.00%)은 하락 중이다.이날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건 이재명 정부 출범에 각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전날 시행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며 3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특히 이번 정부의 정책 수혜주로 거론됐던 증권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섹터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부국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22.97% 오른 4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6.59%, 현대차증권 6.89%, SK증권 11.68%, 신영증권 10.61%, 대신증권 4.76%, 삼성증권 5.91%, 키움증권 6.47%, NH투자증권 5.69%, 미래에셋증권 11.08% 등 대부분 증권업종이 강세다.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전장 대비 0.38% 오른 5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12.45% 오른 5만870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린케미칼(4.03%), SK이터닉스(1.69%), 한화솔루션(5.18%), SK오션플랜트(1.30%) 등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 중이다.◆'코스피 5000' 기대감…증권가 "증시 더 간다"새 정부에서 단연 주목되는 건 증시 레벨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6·3 대선을 앞두고 증시 부양을 핵심 경제 공약으로 제시하며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선거 유세 막바지에는 서울 강남 거리에서 '코스피 5000'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직접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공약했다.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를 활성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및 경영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합병 시 기업가치 공정 평가를 실시하고,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신주 우선 배정을 추진한다. 또한 상장사의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고 공언했다.이 대통령은 주가 조작에 한 번이라도 가담하면 주식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시사했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단기차익 실현 환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해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확대를 약속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장밋빛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과 미국발(發) 관세 협상 리스크 축소로 지수가 3000포인트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2350~3050포인트다.
유진투자증권은 2550~3050을 제시해 상단이 가장 높았다. 한화투자증권 2500~3000, NH투자증권 2350~3000 등을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400~2850, 키움증권 2380~2880, 미래에셋증권 2500~2850 등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981년 이후 치른 9번의 대선에서 대선일 기준 한 달 후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6번이었다. 대선이 치러진 뒤 한 달 후엔 평균 4.1% 올랐고, 1년 뒤엔 평균 16.5% 상승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번의 대선 이후 증시 사례를 보면 대선 한 달 후 주가는 3~4% 올랐고, 1년 뒤 14~16% 상승했다"며 "대선 한 달, 3개월, 12개월 후 코스피가 하락한 경우는 9번 가운데 3번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선거 전후 주가 변동성이 하락한 점을 보면 정책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이 대통령이 공언해온 주주환원 정책 강화, 상법 개정 등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력한 내수 경기 부양책이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도 증시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들어 외국인의 수급 확대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만큼 주가 지수가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나정환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등 주식시장의 배당성향 및 자사주 매입을 확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하는 정책이 시행된다면 그 이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은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4월 14일의 연저점(16조3045억원)에서 지난달 29일 18조3410억원으로 2조원 넘게 불어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전후로 증시 부양 정책들이 잇따라 제시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연초 민주당에서 추진했던 슈퍼 추경안에 포함된 정책들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직후에는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일시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하반기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일 순 있지만 시장은 정책 기대감을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일부 차익실현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선 직후에는 재료 소멸과 함께 주 후반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국내 휴장에 대한 경계심리가 맞물리면서 대선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향후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지주, 은행, 증권 업종들은 주도주로서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