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사전심사 시스템 확산 … 손보사 자동 보상·과실 산정에 AI 적용이재명 정부 AI 산업 육성에 업계 전반 디지털 전환 '탄력'업계 "타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AI 기술 고도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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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가 AI(인공지능)을 활용해 보험 인수부터 보상 심사까지 전 영역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보험 가입 전 사전심사에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보험사가 늘며 계약 체결 절차 간소화와 업무 효율성 제고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지난 1월 AI 기반 보험가입 사전심사 시스템인 'K-매니저'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자동심사율은 85% 이상으로 확대됐고, 평균 7일 걸리던 심사 기간도 하루로 단축됐다. 푸본현대생명도 지난 3월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기존 25% 수준이던 자동심사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ABL생명은 지난달부터 전 보험상품과 영업채널에 '언더라이팅 선(先)심사 시스템'을 확대 적용했다. 해당 시스템은 병력 정보를 바탕으로 가입 가능 여부를 실시간 안내하며 과거 수작업으로 확인하던 질병 매뉴얼 판정과 가입설계 조건 심사의 80% 이상을 자동화했다.

    손해보험사들도 보상 심사 영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상병심사 시스템 '장기유(U)'를 통해 전체 장기계약의 약 90%를 자동심사하고 있으며, 하루 20만 건 이상의 심사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보험 청구 이력이 있는 고객도 자동심사 대상에 포함되며, 해당 시스템은 지난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DB손해보험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사고 상황과 과실비율을 자동 산정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했다. 현대해상은 AI기반 업무지원 모델 'AI Assistant'를 도입해 AI 자동심사 프로세스 '2Q-PASS'를 개발운영 중이다. 해당 방식으로 체결되는 계약 비중은 전체의 40%를 웃돈다.

    NH농협손보는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적용한 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고객이 제출한 영수증 이미지를 자동 분석해 지급 적정성을 판단하며, 오는 2028년까지 자동심사 비중을 17%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손보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약 33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AI 산업 육성 정책도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AI 산업을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업계가 경쟁적으로 언더라이팅, 보상 심사, 고객 응대 분야에 AI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은 전통적으로 대면 업무 비중이 높아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크다"며 "보험업계도 다른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 경쟁 속에서 AI 기술 고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