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교수, '익숙한 곳에서 늙어가기' 강조입원→재활→재택의료→재입원 전달체계 확립
  • ▲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교신저자), 가톨릭의대 박병태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제1저자). ⓒ서울성모병원
    ▲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교신저자), 가톨릭의대 박병태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제1저자). ⓒ서울성모병원
    2026년 지역사회 통합돌봄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 상급종합병원도 환자 중심의 지역 돌봄체계 구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돌봄 국가책임제'를 핵심 복지 의제로 강조하는 가운데 서울성모병원이 3차 의료기관의 역할 전환을 위한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신현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가톨릭의대 박병태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초고령사회 한국의 의료체계가 '입원 중심'에서 '지역 순환형 통합돌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는 2024년 제정된 통합돌봄법이 기존 요양병원 중심의 고립된 돌봄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의료와 요양이 통합된 '익숙한 곳에서 늙어가기(Aging in Place)' 철학을 구현하려는 정책 흐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신 교수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가정간호센터, 의과대학, 간호학과, 인문사회의학, 보건의료경영대학원 등 다학제 협업으로 법 시행에 대비한 3대 전략을 도출했다.

    우선 전환기 돌봄(transitional care) 강화다. 중환자 치료 이후 재택 복귀까지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불필요한 재입원을 줄이고 환자의 자립을 촉진하는 ‘환자경로 중심’ 돌봄 전략이 요구된다. 신경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진료과별 전환기 프로토콜과 Hospital at Home 모델 간의 연계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어 재택의료센터 설립이다. 상급병원이 단순한 진료기관을 넘어 지역과 연계된 의료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파킨슨병, 치매, 말기암 등 거동 불편 환자를 위한 재택의료 연계 시스템과 함께, 의뢰-회송 기반의 단계별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재택 임종을 위한 사망진단서 발급 기준 등 제도적 정비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문 정책기관 설립 및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이다. 제도 설계, 평가, 지역계획 지원을 전담할 통합돌봄 연구소 설립과 함께, 간호사·의사·사회복지사 등 다직종 협력 기반의 교육 커리큘럼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종교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려, 영성과 돌봄을 결합한 전인적 돌봄(holistic care) 모델이 가능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의료진과 사제, 돌봄 제공자가 팀을 이뤄 환자 삶 전반을 조화롭게 돌보는 체계는 향후 통합돌봄법 시행 이후 의료계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중대한 전환기를 맞았다"며 "3차 병원도 환자 중심 통합돌봄을 수용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 돌봄 철학을 의료현장에서 구현하려면 병원의 역할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통합돌봄 정책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접목도 제안했다. 원격 모니터링, 화상상담, 건강데이터 통합관리 등을 통해 환자 맞춤형 재택돌봄이 가능하며, 이는 장기적 의료비 절감과 돌봄 질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입원→재활→재택의료→재입원'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치료 모델을 제시하며, 기존 병원 중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기반 의료의 선순환 체계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