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거래일 동안 삼성생명 31% 올라물산·화재·중공업도 급등…그룹株 ETF 상승률 1위'삼성생명법' 논의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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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그룹주의 상승세가 매섭습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8거래일 동안 주요 삼성그룹 종목들의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는데요.삼성생명은 이 기간 30.98% 급등하면서 코스피 시장 상승률 18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우B 19.70%, 삼성물산 18.94%, 삼성화재 17.24%, 삼성중공업 16.08% 등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이 덕분에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는 같은 기간 12.88% 상승하면서 전체 그룹주 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주가 상승 배경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자리합니다. 최근 삼성은 삼성화재를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을 결정했는데요.이같은 행보를 두고 증권가에선 새정부 국면에서 삼성이 향후 계열사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 효율화와 규제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삼성의 소유구조는 '이재용 회장 등 오너일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집니다.이재용 회장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지분 19.06%를 가진 최대주주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8.44%, 1.47% 등 총 10%를 보유했죠.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해 지분율이 매우 낮지만 이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으로 우회해 간접 지배력을 행사합니다.때문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꼽힙니다.이같은 소유구조에 비춰볼 때 현재 국회가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삼성생명법'이 이번 분할의 동력으로 평가되는데요.지금까지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 자산의 3%까지만 보유할 수 있게 돼 있었는데요.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은 보험료를 납입한 고객에게 되돌려줘야 할 부채인데 이를 특정 자회사에 과도하게 투자함으로써 리스크가 전염되는 걸 막자는 취지입니다.보험사 보유 주식의 자산 평가를 취득원가로 했기 때문에 '3% 룰'에서 자유로웠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면 현재 취득원가로 장부상에 평가되는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를 시가로 평가해야 합니다.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시가로 평가하면 27조원 안팎. 원안 통과 시 삼성생명은 20조원 안팎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합니다.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을 사들이면 되지만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시장에서는 삼성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 이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에피스홀딩스로 넘기는 방식으로 최대 29조원의 자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상당부분 확보할 수 있는 것이죠.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중공업 지분과 교환하는 스왑(Swap) 가능성도 제기됩니다.개정법을 위배하지 않는 수준에서 삼성생명은 삼성중공업 지분을 더 늘리고 삼성전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지분을 가져와 자사주 비율을 더 늘리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현재 0.81%인 삼성전자 자사주 비율이 높아져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삼성전자 지분 변경에 의한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물산, 삼성생명은 물론 삼성중공업의 주가까지 오르는 것도 이때문입니다.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의 8.51%를 보유 중인데, 이는 그간 자본 효율성 하락 및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받기도 했다"며 "최근 상법 개정안 및 보험업법 개정안 논의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이에 따른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 처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