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되자 … 재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우려 시선국회 계류 중인 '삼성생명법'에도 금융권 이목 쏠려삼바 인적분할에 … 시장에서 삼성물산·생명 지분 스와프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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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생명
삼성생명이 최근 주가 급등과 함께 금융권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재계 전반에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생명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일명 '삼성생명법' 개정 여부와 파급력 등에 대한 다양한 해석마저 잇따르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재명 정부도 국정운영의 키를 쥐게 된 만큼 국가경제를 생각해 궤도를 수정·보완할 것은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수면 아래 '삼성생명법' … 李정부 출범하자 관심↑9일 금융권과 증권가 등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주장하는 상법·보험업법 개정안 논의와 그에 따른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 가능성에 대해 여러 추측이 이어졌다.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의 8.51%를 보유 중인데 이는 그동안 자본 효율성 하락 및 주가 할인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며 "최근 상법 개정안 및 보험업법 개정안 논의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이에 따른 삼성전자 지분 처분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안 연구원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시가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 이내로 제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삼성생명법)이 통과돼 적용된다면 1분기 말 기준 319조원의 자산을 보유 중인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8.51% 중 약 5.7%(약 20조원)를 처분해야 할 것"이라 분석했다.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총 자산의 3%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가치를 취득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자는 것이 핵심이다.문제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약 8.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이 3% 초과분인 20조원 이상의 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결국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지배구조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기업법'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삼성이 사실상 투기 세력의 공략 대상으로 전락해 국제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된 상태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정안이 발의될 당시에는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실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삼바 인적분할 발표에 '지분 스와프' 가능성 부상증권가 등 시장 일각에선 지난달 발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대응책이 될 수 있단 해석이 이어졌다.삼성은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나누고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위탁 개발·생산) 사업을 전담하고, 신설 회사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삼성은 이번 인적분할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CDMO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했지만 시장의 해석은 달랐다.삼성물산이 삼바에서 분할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면 20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을 흡수할 수 있다는 가설이 부상했기 때문이다.이 같은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은 삼성물산의 삼바 지분 가치가 30조원 정도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와도 비슷하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 주가는 대통령선거 직전인 지난 2일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이날 오전 기준 12만1900원까지 올랐다. 지난 5일엔 장중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10.75% 급등하기도 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 이후 상법·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한 분석과 가능성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의 '반기업법' 정서가 자칫 시장을 왜곡하고 기업과 국가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특히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을 겨냥한 법안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국내 시장 전반에 투자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홍기용 인천대 경영학 교수는 "국회에서 계류 중이지만 범여권에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과 여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법 개정안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 얘기가 기정사실처럼 나오고 있다"며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지분 스와프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이 또한 불필요한 오해일 수 있다"고 말했다.홍 교수는 "국내 산업에 외국 자금은 안 들어오고 자칫 우리나라 자금만 외국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이나 기업, 국제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지배구조를 바꾸고 기업 총수의 힘을 뺀다는 말로 표심을 자극할 순 있지만 국정운영을 맡게 된 이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