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계기 트럼프와 첫 양자 회담 추진관세 압박 속 산업 협력 카드 주목자주국방 기조 확산에 글로벌 방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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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캐나다 앨버타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다자 정상외교 무대이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동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철강·자동차 관세 유예 종료(7월 9일)를 앞두고 한국을 향한 통상 압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K-방산을 외교 전략 카드로 활용해 실용적 균형 외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정부는 방산과 조선 분야를 양국 간 전략적 협력 카드로 제시해 통상 갈등과 안보 이슈를 동시에 풀어가는 전략을 짜고 있다.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지역의 방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글로벌 방산 시장은 재편 국면에 접어들었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4년 유럽의 국방비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약 6930억 달러를 기록했다. 독일은 전년 대비 28%, 폴란드는 31% 증가해 국방비 지출 확대를 선도하고 있다. NATO 32개 회원국 중 22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의 국방비 지출 기준을 충족했고, 일부 국가는 이를 5%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러한 기조 속 한국 방산 산업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국내 방산 수출은 2023년 기준 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8위권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앞세워 유럽과 중동 시장을 확장 중이며,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 협상을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계약 규모는 60억 달러, 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이달 초 FA-50 경공격기를 필리핀에 추가 수출하며 동남아 시장에 안착했고, 슬로바키아, 체코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과의 후속 협상도 진행 중이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유지보수(MRO)·기술이전까지 포함한 '패키지형 계약 구조'가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다.또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전략에 따라, 국내 조선업이 공급망 파트너로서 '가치'가 높아진 상태다. 미국은 2037년까지 최대 448척 규모의 상선·군함 발주 계획을 검토 중이며 이 중 상당수는 LNG 운반선, 상륙함, 지원함 등 진입장벽이 낮은 중형 선박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기업들은 기술력, 품질, 납기 경쟁력에서 미국 내 조선소 대비 우위를 갖추고 있으며, 현지화 전략과 '바이 아메리칸' 정책 대응 구조를 통해 실질적 참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HD현대, 한화오션 등은 미 해군 조선사(HII) 및 미 USTR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미 해군 정비 계약(MSRA) 확보를 통해 MRO(정비·보수·개조)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 상태다.미국 내 MRO 시장만 연 20조 원 규모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군함 부문은 정비에서 신조, 무기체계 탑재로 점진적 진입이 가능하고, 상업선은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이 직접 반영될 수 있는 분야라고 분석한다.정부는 전략 산업을 실질적 외교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책 설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방산 수출 전담 컨트롤타워 신설을 추진 중이며, 산업부와 외교부는 전략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산업외교 회담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조선 분야도 단순 수출을 넘어 미·유럽과의 기술 협력 및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교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전시에서 G7 회의에 참석하는 국가들의 문의가 많이 있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K-방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정상외교가 반년 만에 가동되면서 그동안 보류됐던 고위급 수출 협상들도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