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삼성전자, 6만전자 안착 목전'쌍두마차' SK하이닉스, 신고가 경신 코앞메모리 반도체 2위 자리마저 위태 … HBM 주도권 탈환이 관건
  • 코스피지수의 눈에 띄는 상승세에도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심리적 저항선인 6만원선에서 고전 중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쌍두마차' SK하이닉스가 신고가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6만100원까지 오르며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대)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5만99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6만전자 안착에는 실패했다.

    이날 역시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0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67% 하락한 5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증시가 7거래일 연속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보이고 있는 흐름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공언한 데다 외국인 투자자 유입,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해소 조짐 등 호재가 가득함에도 좀처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대선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여왔지만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엔 갈 길이 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24년 7월 9일 종가 기준 8만78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전날 종가 기준 2만7900원(46.58%)나 더 올라야 최고가 경신이 가능하다.

    반면 전날 종가 기준 '24만 닉스'에 복귀한 SK하이닉스는 1.25% 상승해 2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시점은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시기와 비슷하다. 지난해 7월 11일 종가 기준 24만1000원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신기록 경신까지 종가 기준으로 단 1000원만 남겨둔 상황이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코스피지수 상승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가 '7만전자'를 넘어 '8만전자'를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존재하지만 유의미한 상승을 위해서는 D램 주력상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 탈환이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33년간 D램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우위를 점했지만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5세대 HBM인 HBM3E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독주하고 있고 '3등'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6세대 HBM인 HBM4 개발 및 양산 경쟁에서도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고객사에 최초로 공급하며 치고나가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이번 달 고객사에 샘플을 전달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이다.

    이에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을 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향상을 통해 투자 매력도를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 하지만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에 대한 HBM 선제 공급과 파운드리 대형 수주 등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HBM의 본원적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