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요구안, 올해比 14.7% 인상 프랜차이즈·소상공인 "비상시국 … 최소 동결돼야 산다" 친노동계 신정부 최저임금 확대 적용 가능성 … 업계 우려
-
- ▲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운동본부’ 조합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한 이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으로 1만1500원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소기업과 프랜차이즈업계가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심한 경기불황으로 소상공인들이 역대급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15% 인상은 줄폐업을 앞당기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4.7% 오른 1만1500원을 요구했다. 최근 물가상승률과 적정생활비 등을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에 대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협회)는 (노동계의 요구안은) 줄폐업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홍보팀장은 "지난해에 2025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 벽을 처음으로 넘은 것도 엄청난 충격과 부담이 되고 있는데 여기서 추가로 15% 가까이 올린다는 것은 정말 줄폐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피력했다.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시기보다도 어려운 비상시국"이라며 "최저임금은 최소 동결돼야 한다는 것이 협회 입장"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협회 산하 1000여개 회원사 및 소속 12만여개 가맹점사업자들은 지난해 2025년 최저임금 1만30원 결정 당시에도 유감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입장문에서 "2026년도 최저임금 논의 시 음식점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많고 노동생선상이 낮은 업종들이 많은 것을 고려, 반드시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와 업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적용을 결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 5월26일 소상공인연합회가 개최한 '2026년도 최저임금 소상공인 입장발표 기자회견'ⓒ소상공인연합회
소기업들도 노동계 입장에 강한 반발을 표했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일부 계약직이나 파트타임직을 고용할 때 영향을 일부 받는 정도이지만,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직격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한 소기업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다시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그러면 또다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게 되는 악순환"이라며 "결국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 아니냐"고 토로했다.소상공인연합회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소 동결'돼야한다는 입장이다.소상공인연합회는 앞서 5월26일, 제2차 최저임금 전원회의를 하루 앞두고 ‘2026년도 최저임금 소상공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들이 IMF 때보다, 코로나 때보다 더 심한 경기불황으로 역대급 위기에 처해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통상전쟁으로 올해는 GDP 성장률 1%도 힘든 암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이어 “38년 동안 최저임금은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올라만 왔는데, 오르기만 하는 최저임금을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돼야한다"고 강조했다.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2025년 4월11일부터 5월6일까지 전국 1000여곳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사업체 월평균 매출액은 2023년 1231.9만원, 2024년 1060.3만원, 2025년 854.7만원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16.7%였다.특히 최저임금 상승, 원재료비 상승, 에너지비 상승, 임대료 상승 등 네 가지 항목이 영업이익 감소에 미친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최저임금 상승이 87.1%로 가장 높았다.올해 최저임금 1만30원에 대해서는 85.1%가 '부담이 크다'고 했으며, 특히 '매우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38.6%에 달했다. 소상공인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임금액은 '8500원에서 9000원'이 가장 높았다.2026년 최저임금에 대한 응답률은 '인하'가 73.9%, '동결'이 24.6%이었다.응답자들은 2026년 최저임금 인상될 경우 사업체 운영을 위해 신규 채용 축소(67.7%), 기존 인력 감원(52.9%), 기존 인력의 근로 시간 단축(43.3%)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업계는 친노동계 성향이 짙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향후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노동계 입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 중이다.한 소상공인은 "진보 정권이 들어서 입법까지 장악했으니 (최저임금 인상은) 확정이라 봐야하지 않냐"며 "소비침체에 알바비 인상까지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숨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