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 경기 코로나19 이후 최저파리바게뜨·뚜레쥬르, 북미 진출 속도BBQ·bhc·교촌, 해외 매장 확대 … 보폭 늘린다
  •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수출이나 OEM 생산에 그쳤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치와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문화에 스며들고 있다. 경기 침체와 내수 한계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전략을 뉴데일리가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활로를 찾기 위함이다.

    ◇ 얼어붙은 외식 소비심리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최근의 외식업 주요 동향 및 특징’에 따르면 전체 음식점 및 주점업의 지난해 실질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61조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이후 2021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2023년 163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4년만에 감소한 것.

    음식점 및 주점업의 생산지수는 2019년 119에서 2020~2021년에는 100~101까지 하락했다가 2022년과 2023년에는 117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15로 다시 줄었다.

    경기침체에 따라 외식업 매출이 줄자 종사자 수도 줄었다.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 수는 2021년 94만명 이후 점차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108만명으로 2023년 110만명 대비 1.6% 감소했다.

    외식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도 내림세다. 올해 1분기 외식업계 체감경기지수는 70.76으로 지난해 4분기(71.52) 대비 0.76P 하락했다. 이는 2021년 1분기(66.0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외식업체 3000곳을 조사해 산출한 결과로,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업종별로 보면 치킨 전문점(68.28)과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66.65) 등이 지난해 4분기 70선에서 올해 1분기 60대로 떨어졌다. 
  • ▲ ⓒSPC
    ▲ ⓒSPC
    ◇ 북미 공략 나선 제빵 프랜차이즈

    가장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하는 분야는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다. 특히 미국은 ‘문화의 용광로’로 불리며 다양한 식문화가 경쟁하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파리바게뜨 북미법인은 올해 1분기 76건의 신규 점포 개설 계약을 맺었다. 새롭게 문을 연 점포도 15곳에 이른다. 올해도 기존 29개 주에서 35개 주로 진출을 확대하고, 100여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의 가맹점 비중은 90%에 이른다. 이는 북미 가맹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파리바게뜨는 2005년 처음 미국에 진출했다. 2016년 가맹사업을 본격화했지만 이후로도 7년이 지난 2023년에야 100호점을 돌파했다. 100호점 돌파 이후 속도를 붙이는 파리바게뜨는 불과 1년만인 지난해 200호점을 넘겼다. 북미법인 목표는 ‘2030년까지 1000호점 개점’이다.

    또 미국 텍사스주에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약 15만㎡(4만 5000평) 규모로 조성되며 준공은 2027년 하반기다. 신규 공장이 완성되면 이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중남이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 ▲ ⓒCJ푸드빌
    ▲ ⓒCJ푸드빌
    CJ푸드빌 역시 2004년 뚜레쥬르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며 처음으로 해외 사업에 발을 디뎠다. 2009년부터 미국 내 가맹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올해 1월 기준 15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미국 신공장 시장 공략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의 약 9만㎡ 부지에 조성되는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 연간 1억개 이상 생산능력으을 갖추게 된다.

    올해 뚜레쥬르는 미국 내 80개 매장을 늘리고, 2030년까지 1000개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빵 프랜차이즈가 해외 진출에 나서는 것은 국내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리바게뜨 가맹점 평균매출은 2022년 7억5474만원에서 2023년 7억 1076만원으로 5.8% 줄었다. 뚜레쥬르 역시 같은 기간 가맹점 평균매출액은5억7023만원에서 5억6345만원으로 1.2% 줄었다.

    반면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출은 2020년 3120억원에서 2023년 6500억원, 지난해 약 7500억원으로 늘어났다. 뚜레쥬르 역시 해외 매출이 2023년 1696억원에서 지난해 2116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 ⓒBBQ
    ▲ ⓒBBQ
    ◇ ‘K-치킨’ 무대는 세계 … 대륙부터 동남아까지

    BBQ는 14억인구를 보유한 인도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BBQ는 지난해 말 인도 바라마티 아그로(Baramati Agro)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또 지난달에는 중국 8개 핵심지역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BBQ는 중국 외식시장 규모가 2024년 기준 5조 위안(약 1000조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데다 해마다 10%씩 빠르게 성장하는 점을 감안해 공략을 결정했다.

    특히 BBQ가 진출하는 베이징, 청두는 인구가 2000만명을 넘고, 중국 내에서도 배달 문화에 익숙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구눙세우그룹의 계열사인 자카르타 헤리티지 라사하룸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10월에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신규 매장을 열기도 했다.

    폭발적 성장으로 BBQ는 해외서만 1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650억원 대비 약 69% 늘어난 수치다.

    교촌치킨은 현재 아시아·북미·중동 등 7개국에서 8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도 간장·레드·허니 등 세 가지 시그니처 소스를 앞세운 교촌은 프리미엄 K치킨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매장 위생(QSC)과 서비스 품질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수의 글로벌 IT 기업의 본사가 위치한 중국 항저우·선전에 매장을 열며 중화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젊은 고소득층 인구가 밀집돼 구매력과 프리미엄 트렌드 수용도가 높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hc는 동남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7개국에 약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시그니처 메뉴 ‘뿌링클’은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억3000만개를 돌파했다. 

    태국에서는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크리스피 뿌링클’과 특수 부위 메뉴 ‘뿌링클 치킨 스킨’, ‘뿌링클 조인트’ 등을 출시해 현지화를 꾀했다. bhc는 연내 필리핀·인도네시아로 진출국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2023년기준 bhc 해외 매출은 20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3% 신장했다. 경쟁사인 BBQ나 교촌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